서울시교육청이 그제 발표한 ‘2010학년도 초·중등 교장 학교경영능력평가 계획안’은 학생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반영하는 ‘학력증진성과 평가’를 폐지하고 ‘학생교육성과 평가’를 신설한 것이 핵심이다. 학생교육성과는 학습 부진 학생 지도, 사교육비 경감 노력, 체벌 추방 등 인성교육, 소외학생 지도 등 네 가지 세부 지표로 나뉘어 평가된다. 학력 증진에 초점을 맞춰 경쟁을 조장하는 대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평가지표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수업과 평가는 학교 교육의 핵심 기능인데 서울시교육청이 학력 증진 성과 평가 항목을 없앤 것은 교육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당장 학생의 학력 분포도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평가가 필요한데 이런 교육 기능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더구나 새로 도입된 ‘학생교육성과 평가’ 항목의 세부 지표들은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많아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돼 있다.
교과부는 학교 실적과 시도교육청 평가에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계속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일선 학교는 벌써부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교장들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자칫 학력의 하향 평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교육의 핵심 기능을 외면한 교장평가제가 서울시 공교육 회복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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