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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치킨' 여론 향방에 울고 웃는 롯데마트

입력 : 2010-12-16 16:54:33 수정 : 2010-12-16 16: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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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가 지난 9일 5천원짜리 튀김 닭 '통큰 치킨' 출시 이후 아침 저녁으로 여론의 향방에 따라 울고 웃는 상황이 1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16일 한국가금산업발전협의회가 통큰 치킨의 역마진 판매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요지의 광고를 주요 일간 신문에 게재하며 공세를 폈지만, '원가 공개 불가' 방침에 따라 마땅한 대응 카드를 제시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불과 몇시간만에 반전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전날 공정거래위원회 새해 업무보고에서 "나도 2주에 한 번 정도는 치킨을 먹는데..비싸긴 하던데.."라는 언급이 전해지면서 롯데마트의 분위기는 일순간 환하게 밝아졌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시중 치킨 전문점의 가격이 비싸다'는 쪽으로 해석한 것이다.

통큰 치킨이 역마진이었다는 광고에 마땅한 대응수단이 없었던 롯데마트로서는 이 대통령이 언급은 한줄기 빛과 같은 것었다.

더구나 이 대통령이 "영세상인들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싼 치킨을 먹을 수 있는 소비자의 선택도 중요하지 않느냐"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관계자들의 해석까지 곁들여지자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모습이었다.

여기에다 롯데마트는 이날 저가의 기획상품으로 출시한 넷북이 '통큰 넷북'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2주일 판매물량이 오전에 모두 동이 나자 '통큰 마케팅'이 드디어 힘을 발휘한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하지만 통큰 치킨 출시 이후 1주일 동안 롯데마트 임직원들은 여론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숨막히는 시간을 보냈다.

지난 9일 통큰 출시 당일에는 매장에 길게 늘어선 소비자들의 행렬에 함박웃음을 짓다가도 곧바로 '영세상인 생존권 침해' 논란에 휩싸이며 코너에 몰리기도 했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트위터에 통큰 치킨을 비판한 글은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에 치명타를 안겼다.

정 수석은 트위터에 "롯데마트는 튀김닭 한마리를 5천원에 판매중. 생닭 한 마리당 납품가격이 4천200원, 튀김용 기름 밀가루 값을 감안하면 한 마리당 원가가 6천200원 정도"라면서 "결국 닭 한 마리당 1천200원정도 손해를 보고 판매하는 것(인 만큼) 영세 닭고기 판매점 울상 지을만 하네요"라고 썼다.

정 수석의 트위터 비판 이후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주장이 힘을 얻으며 출시 닷새만인 지난 13일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용, 반영하는 차원'에서 16일부터 통큰 치킨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통큰 치킨이 영세상인의 상권을 침해하면서 MB정부가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동반성장', '공정사회'라는 화두를 정면으로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자 백기를 든 것이다.

노 대표의 판매중단 발표로 통큰 치킨의 '7일 천하'는 막을 내렸지만 인터넷에서 누리꾼들 사이에 '통큰 치킨 살리기 카페'가 생겨나는 등 통큰 치킨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상품판매에는 실패했지만 마케팅은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오기도 했다.

통큰 치킨은 비록 1주일만에 사라졌지만 롯데마트는 이처럼 여론에 따라 울고 웃는 상황이 계속됨에 따라 통큰 치킨 출시에 따른 손익도 따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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