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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한 중상위권 진학지도 ‘비상’

입력 : 2010-12-09 01:47:39 수정 : 2010-12-09 01: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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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수능탓 동점자 늘어
수험생 “EBS 연계 믿었는데 성적만 떨어져 속았다” 분통
올해 EBS 연계로 되레 어려워진 수능의 최대 피해자는 영역별로 2∼3등급에 해당하는 중상위권이다. 서울 지역 대학에 진학 가능한 성적대가 3∼4등급까지라고 봤을 때 올해 1등급 최상위권은 대거 줄고 중상위층이 두터워지면서 해당 성적대의 수험생 간에 극심한 경쟁이 예상된다.

8일 성적표를 받아든 수험생들은 “EBS 연계를 전혀 체감하지 못했다”며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진학교사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한 전략이 필요할 것 같은데 막상 어떻게 지도를 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희비교차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개별통보된 8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 배화여고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표정으로 본인 성적표를 들여다보고 있다.
송원영 기자
◆서울 중상위권 대학 경쟁 치열할 듯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성적 분포자료에 따르면 영역별로 2∼3등급의 성적을 받은 수험생 수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다. 언어의 경우 지난해 12만1035명에서 올해 12만6508명, 수리 ‘가’형은 2만7376명에서 2만9514명, 수리 ‘나’형은 8만2641명에서 9만4577명, 외국어(영어)는 11만7457명에서 13만3835명으로 각각 늘었다.

표준점수별 동점자도 많아졌다. 동점자가 많으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반면 최상위권은 동점자가 크게 줄었다. 올해 표준점수 최고점자 수는 지난해에 비해 영역별로 10분의 1에서 3분의 1 정도로 확 줄었다. 바로 밑의 점수도 지난해 절반에서 올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영역별 1등급자 수는 500여명에서 7000여명 줄었다.

이투스청솔 유성룡 입시분석실장은 “수험생 수 자체가 늘어난 가운데 어려운 시험으로 중상위권이 두터워져 서울 중위권 대학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험생들 “EBS만 봤는데…억울하다”

이날 성적표가 배부된 고교 교실의 분위기는 대체로 무거웠다. 이전 모의고사에 비해 점수가 떨어진 학생들이 많았고, 대부분 수험생이 “목표를 낮춰 안정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여고 김서영(18)양은 “1등급과 2등급이 각각 2개씩 나왔는데 목표 대학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내신등급이 좋아 수시전형 결과를 본 뒤 안 되면 정시에서 눈높이를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은진(18)양도 “K대 행정학과가 목표였는데 과를 좀 낮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EBS 연계 체감도 못했는데 성적만 떨어져 속상하다”고 입을 모았다. 모의고사 때보다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는 박소라양은 “EBS만 공부했는데 변형이 많아서 잘못 풀었다”며 재수 계획을 밝혔다. 예상 밖 결과에 교사들도 진학지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울 풍문여고 정경영 진학부장은 “중위권 학생들이 하향지원을 하면 그 아래 성적의 학생들은 갈 수 있는 학교, 학과 폭이 더 작아진다”며 “중하위권은 지원전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희·조현일·유태영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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