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모텔로 사용됐던 이 건물에 무슨 변화가 있었던 것인가.
6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성대 서울인문사회캠퍼스(인사캠퍼스)에는 교내에 기숙사가 없어 학교 인근에 학교가 보유하거나 임대한 원룸 건물 8개동을 학생의 기숙 시설로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성대 총동창회가 동창회관 건물을 지으려고 사들인 이 모텔 건물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기숙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학생들의 임시 숙소로 꾸민 것이다.
2011년 1학기까지만 사용할 예정이지만 학교측은 각 방의 아트월을 철거하고 2층 침대와 책상, 옷장을 들여놨으며, 복도와 홀에는 칠을 새로 하고 전등을 바꾸는 등 모텔 특유의 분위기를 싹 없앴다.
냉난방 시설과 소방 설비도 정비하고 지하에는 공용 세탁실과 주방, 휴게실을 갖췄다. 물론 건물 바깥에는 모텔 간판 대신 동그란 성균관대 표지가 붙어 있다.
치솟는 물가에 학교 인근 하숙방과 자췻집 임대료도 함께 오르면서 새학기가 되면 방을 구하느라 애를 먹어야 했던 학생들은 건물이 모텔이었다는 것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저렴한 임대료와 깔끔한 시설에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박사 과정의 중국인 유학생 A(28.여) 씨는 지난 학기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원을 주고 하숙을 하다가 이번 학기에 보증금 없이 월세 30만원인 이곳으로 옮겨왔는데 "외부 원룸보다 월세도 싸고 시설도 좋아 만족스럽다"고 했다.
인문과학계열에 재학하는 강유미(19)씨도 "예전에 모텔이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입주하기 전에 와보니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어서 들어왔다"며 "모텔이었다는 것을 모르고 들어온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강씨는 "2인실을 사용해 조금 좁고 학교까지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60만원 내던 하숙비가 절반으로 줄고 학교 소유 건물이라 관리비도 별도로 내지 않아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덜었다"며 만족해했다.
성균관대 수원 자연과학캠퍼스에는 3천800여명을 수용하는 기숙시설이 있지만 부지가 좁은 인사캠퍼스에는 외국인과 고시생을 위한 기숙사만 있고, 일반 학생을 위한 기숙 시설은 290여명이 사용하고 있는 이들 원룸 건물이 전부다.
대학당국은 내년에는 현재 원남동 기숙사 자리에 3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와 총동창회관으로 사용할 글로벌센터를 건립하고 충신동에 450명을 수용하는 기숙사를 지을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캠퍼스 안에는 부지가 없어 부득이 학교 밖에 원룸을 임대해 제공하고 있다"며 "시설이 깔끔하고 보증금도 없는데다 월세도 27만~30만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어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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