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의원도 맞장구… 비아냥 빗발
與 “안내자가 포탄이라 설명”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화염에 그을린 물체를 보고 마치 “심봤다”는 반응이었다. 북한 포격 이튿날인 24일 연평도 피해 현장을 긴급 방문한 자리에서다. 그러나 그건 보온병을 착각한 해프닝이었다. 30일 공개된 방송사 영상을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안 그래도 지난 당 대표 경선때 ‘병역기피’ 시비에 휘말렸던 안 대표로선 업친데 덥친 격이다. 국민 시선이 더욱 따가워질 법하다.
이날 방영된 영상에서 안 대표는 피해 민가 바닥에서 쇠로 만든 통 두 개를 발견했다. 이어 그 통을 들어 포탄이라고 말하고 “바로 여기 떨어졌다는 얘기네”라며 취재진에게 내보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같은 당 황진하 의원은 “이게 76㎜짜리이고 이것은 아마 122㎜ 방사포…”라고 친절하게 설명하며 맞장구를 쳤다. 황 의원은 육군 중장을 지낸 포병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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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지난 24일 북한 포격을 받은 연평도의 민가 피해 현장을 방문해 쇠로 만든 통 두개를 들고 “이게 포탄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왼쪽은 황진하 의원, 오른쪽은 안형환 대변인. 이 통은 보온병인 것으로 30일 방영된 방송사 영상에서 확인됐다. SBS 화면 촬영 |
안 대표의 ‘보온병 사건’은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퍼졌고 인터넷에선 누리꾼의 비아냥이 쏟아졌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도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분이 ‘안보쇼’를 벌이려다 생긴 해프닝이니 더욱 무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나라당은 홍준표 최고위원이 안보라인의 병역면제자 ‘정리’를 요구한 뒤라 곤혹스런 분위기가 역력했다. 당시 안 대표를 수행했던 안형환 대변인은 “안내자가 포탄이라고 설명했고 정확한 식별이 가능하지 않아 황 의원조차도 포탄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라고 해명했다.
허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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