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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주민 "우리도 떠나야 하나"..불안.초조

관련이슈 11·23 北 연평도 포격 '도발'

입력 : 2010-11-30 08:47:25 수정 : 2010-11-30 08: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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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13% 이탈…남은 주민도 "집에 이불ㆍ짐 싸놨다"

지역경기도 침체…상점 절반 이상 휴업
한미 연합훈련 이틀째인 29일 남아있는 백령도 주민들은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오후 백령도에서 가장 상가가 밀집한 진촌리 거리는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거리에 가끔 차량이 지나갔으나 그나마 절반은 군인 차량이었다.

부동산업을 하는 장금자(66.여)씨는 "주변 지인 중에서도 요 며칠 사이 떠나신 분이 꽤 된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일이 없는데다가 육지에 있는 자식들이 자꾸 나오라고 안달이니까 노인 분들이 많이 나가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들이 인천에 산다는 장씨는 자신도 곧 나가야 할 지 모르겠다고 넌지시 말했다.

식당을 하는 이모(44.여)씨는 "섬을 떠날 예정은 없지만 무슨 상황 벌어지면 바로 방공호로 피할 수 있게 이불과 짐을 싸놨다. 연평도 포격이 있던 날은 집에 남았다가 무서워서 뒤늦게 방공호로 피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들도 "아무래도 훈련 기간 불안해하는 이들이 많다. 떠나고픈 사람은 떠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평도 포격 이후로 경제활동도 거의 마비상태에 빠졌다. 가게는 절반 이상이 문을 닫고 휴업 중이다.

여행사와 모텔을 운영한다는 김인수(46)씨는 "추워졌지만 그래도 여행객들 단체예약이 몇 건 있었는데 모두 취소됐다. 이 상황에서 누가 여행을 오겠나. 낚시꾼도 아예 없다"고 말했다.

특히 군인이나 외지인을 상대로 주로 장사하는 주점이나 다방, 노래방 등은 주인과 종업원이 대부분 뭍으로 떠났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께 고속훼리를 타고 백령도를 떠난 사람은 모두 131명. 주로 노인이 많았지만 어린아이를 동행한 부모도 눈에 많이 띄었다.

초등학교 2.4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던 김복수(35)씨는 "일 때문에 집사람과 아이들 모두 백령도에 와 지내던 참이었는데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보니 일도 다 마무리 못하고 태백의 집으로 돌아간다. 자꾸 빨리 들어오라고 난리다"라고 말했다.

한편 백령면사무소와 여객선사 등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 이후 이날까지 백령도에 주민등록을 한 주민 5천여명의 13% 가량인 641명이 여객선을 통해 섬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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