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미식문화… 지중해 건강식… 멕시코 요리
“자네가 먹는 음식을 말해보게. 그러면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맞혀 보겠네.” 18세기 법률가이자 미식가로 유명한 장앙텔름 브리야사바랭(1755∼1826)은 음식이 단순히 영양 공급 수단을 넘어 개인, 나아가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한다고 설파했다. 이를 증명하듯 프랑스·지중해·멕시코 등 세 지역의 식(食)문화가 지난 16일 유네스코 선정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음식문화가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음식이 아닌 식사법, 요리법 전수 방식, 요리의 역사 등이 문화유산으로 등재돼 더욱 관심을 끈다. 국가의 역사이자 문화에서 국민의 자부심이 된 이들 나라의 식문화를 엿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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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요리로 거위 간이 올려진 프랑스식 상차림. 나이프는 날을 테이블 안쪽으로 놓고 포크의 머리는 탁자 쪽으로 향해야 한다는 법칙 등 테이블 세팅도 프랑스 식문화의 중요한 요소다. |
프랑스 식사의 기본은 ‘아페리티프(식전주)-전채요리(1∼2가지)-메인 요리(생선이나 육류)-치즈와 샐러드-디저트-식후주-커피’로 구성된다. 50년 전만 해도 메뉴판이 두 장 나올 정도로 프랑스 요리는 긴 코스로 유명하다. 지금도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메뉴를 세분화해 총 20가지 코스가 나온다. 일반 가정에서도 최소한 ‘전채요리-메인 요리-치즈-디저트’ 순서는 꼭 지키고, 점심과 저녁 식탁에는 항상 음식에 맞는 레드 혹은 화이트 와인이 올라온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식문화는 음식 못지않게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과의 대화와 테이블 매너, 테이블 세팅을 중요시한다.
바크만 총주방장은 “프랑스에서는 어려서부터 식사할 때 가족과 대화하는 습관을 들인다”면서 “본격적인 식사에 앞서 식탁이 아닌 거실에서 미각을 열어주는 식전주를 마시며 대화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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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요리는 신선한 해산물에 올리브유와 레몬, 후추 등 기본 조미료만 사용하는 건강식으로 유명하다. |
◆ 지중해의 건강식=스페인·이탈리아·그리스·프랑스의 프로방스 등을 통칭하는 지중해 지역의 음식 역시 건강식과 함께 2∼3시간에 달하는 긴 식사로 유명하다. 유네스코에 지중해식 요리 등재를 공동 신청한 스페인·이탈리아·모로코·그리스가 ‘식사는 사회적 교류이자 축제’라고 밝힌 것처럼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음식을 음미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중해는 특히 청정한 바다와 맑은 공기, 온화한 기후와 따사로운 햇볕 덕분에 신선한 식재료가 풍부하다. 육류보다는 생선과 해산물, 올리브, 토마토, 모차렐라 치즈 등의 특산물이 풍부해 이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했다. 대부분 요리에 들어가는 올리브유는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해 콜레스테롤 생성을 억제하고 심장 질환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신의 선물’로도 불린다.
웰빙 바람으로 최근 인기를 더해가는 지중해 요리는 원재료 그대로의 맛을 살리기 위해 레몬·후추 등 기본 조미료만 사용하는데, 이 때문에 최고의 건강식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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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로 구운 빵에 다진 고기와 야채, 소스를 넣고 싸 먹는 ‘타코스’는 멕시코의 대표적인 요리다. |
옥수수는 콩과 함께 멕시코 음식에서 없어선 안 될 주재료다. 물에 불린 옥수수를 마사(massa)라고 하는데, 이 마사를 기름 없이 원형으로 납작하게 구운 빵이 멕시코의 주식 토르티야(Tortilla)다. 토르티야에 양념 된 다진 고기와 야채에 소스를 얹은 뒤 싸서 먹는 것이 바로 멕시코의 대표적 요리 타코스(Tacos)다. 매콤한 살사 소스와 60가지가 넘는 고추도 멕시코 요리에 빼놓을 수 없는 재료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도움말:숙명여대 르 꼬르동 블루, 멕시코대사관,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노보텔앰버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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