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한국의 무기 이야기] <4> 저고도 방공망의 핵심 ‘천마’ 대공 미사일 (下)

관련이슈 한국의 무기 이야기

입력 : 2010-11-17 00:20:09 수정 : 2010-11-17 00:20:09

인쇄 메일 url 공유 - +

겉모양 흡사… 일각 “베꼈다”
개발팀 “신관 등 서로 달라”
“천마가 ‘크로탈(Crotale)-NG’의 복제품이라고요?”

육군기계화부대의 강력한 방패로 자리매김한 천마는 한때 프랑스의 지대공 미사일 크로탈-NG의 ‘짝퉁’ 무기로 불렸다. 크로탈-NG와 겉모양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아직도 크로탈-NG 기술이 천마에 그대로 적용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심지어 무기체계 전체를 ‘모방하거나 돈 주고 베꼈다’는 식으로 깍아내리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손사레를 치며 부인했다. 일부 분야 기술 도입이 있다고 해서 복제품이라고 헐뜯는 것은 무기 개발 체계를 몰라서 하는 얘기라는 것. 지금도 천마개발사업팀은 천마가 크로탈-NG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할 게 없다고 자부하고 있다.

◇북한의 공중 침투에 대응하는 육군 기계화부대의 방패 ‘천마’ 미사일(사진 왼쪽)과 천마가 개발 모델로 삼은 프랑스의 ‘크로탈-NG’ 미사일. 장갑차에 실린 형태나 장착된 미사일 수와 레이더 모양이 흡사하다.
육군 제공
천마개발사업단장 박양배 박사는 “천마는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한 전자파 신관이 아니라 ADD가 독자 개발한, 자체에서 빛을 쏘는 광학신관을 채택했다”면서 “이 때문에 전투기 등에서 전파와 주파수를 탐지, 방해 또는 교란하는 ‘재밍(jamming)’을 하더라도 영향받지 않고 표적을 추적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천마를 생산 중인 LIG 넥스원의 임태환 팀장도 “천마가 크로탈-NG의 유도기술을 적용해 2001년 11월8일 양산 1호기를 선보였을 때 국산화율은 64%였다”면서 “하지만 이후 기술 개발 노력으로 현재는 90%를 웃도는 독자 설계 및 생산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당초 천마 개발에는 ADD 연구진 외에 13개 업체가 전체 29개 품목별 세부설계와 제작 업무를 담당했다. 해외업체로는 프랑스의 톰슨-CSF(현 탈레스 그룹)가 참여했다.

천마의 눈 역할을 하는 탐지·추적장치 분야는 표적의 거리·방위·형태·속도 등을 전달하는 ‘탐지레이더’와 표적 및 유도탄의 추적 및 유도 기능을 맡는 ‘추적레이더’, 그리고 ‘레이더 통제 콘솔’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분야는 당시로선 국내 기술기반이 취약해 해외 기술 도입이 불가피했다. 톰슨-CSF가 이 분야의 국내 개발을 담당한 삼성전자(현 삼성탈레스)와 함께 천마 개발에 참여한 이유다.

ADD는 기술 검토와 실사 끝에 톰슨-CSF와 스웨덴의 에릭손사 등 2개 업체를 물망에 올렸다가, 위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많은 기술력을 가진 톰슨-CSF가 개발한 ‘크로탈-NG’를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업체가 기술료를 내리고 70%에 이르는 파격적인 기술이전 조건을 제시한 데 힘입었다.

천마개발사업팀도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이끌어 내기 위해 공들였다. 톰슨-CSF가 국영기업체라는 사실에 주목해 기술료 인상 때에는 양국 정부가 개입해 조정토록 하고 수출도 반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넣는 등 최대한 유리한 입장에서 양해각서를 체결(1989년)했다. 또 훗날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면 그것은 ‘물가상승률’ 만큼만 적용키로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개발된 천마의 실전배치로 우리 군은 그동안 취약했던 5㎞ 미만의 중·저고도 공역의 방공력을 확보하고 중요 시설 보호 및 기동부대의 생존성을 크게 높이는 정밀타격 체계를 갖추게 됐다. 재밌는 사실은 북한도 크로탈 미사일을 복제·개량한 것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란에도 수출했다는 점이다. 

박병진 기자, 공동기획 국방과학연구소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윤아 '청순 미모'
  • 윤아 '청순 미모'
  • 최예나 '눈부신 미모'
  • 있지 유나 '반가운 손인사'
  • 에스파 카리나 '민낮도 아름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