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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의 우리 땅이 눈앞에 생생하게 다가온다

입력 : 2010-11-05 13:33:35 수정 : 2010-11-05 13: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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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산맥체계 창안자의 첫 한반도 탐사 기행문 ◆조선기행록-100년 만에 만나는 일본인 지질학자의 한반도 남부 답사기/고토 분지로 지음/손일 옮김/푸른길/3만원

일본 메이지 시대의 대표적인 지질학자 고토 분지로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있는 ‘태백산맥’ ‘소백산맥’ 등 한반도의 산맥 명칭과 그 체계를 최초로 창안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런 업적에 비해 그가 일제 강점기의 일본인 학자이고, 탐사 기행 의도에 대한 이유 등으로 그에 대한 국내 학계의 평가는 유보적이다. 하지만 그가 창안한 조선의 산맥론은 여전히 지리학의 주요한 지식체계로 남아 있으며, 그의 이름 또한 한국 지질학과 지리학사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손일 부산대 지리학과 교수가 이번에 번역한 고토 분지로의 ‘朝鮮기행록’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탐사 기행문이다. ‘朝鮮기행록’은 고토 분지로가 조랑말 4마리에 6명의 대원이라는 초라한 답사대를 끌고 조선 남부를 동서로 3번 횡단한 뒤 관찰된 노두를 근거로 지형, 지질 일반, 암석학적 분석을 제시한 지질 답사기이다.

고토 분지로는 동경제국대학의 교수로 재직 당시인 1900년 말부터 1902년 초까지, 매 겨울마다 한반도의 지체구조의 연구를 위해 조선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는 한겨울의 맹추위나 열악한 답사 환경에도 아랑곳없이 동해에서 서해로, 서해에서 동해로 한반도를 가로지르고 오르내리며 개마고원, 두만강 하류, 금강산, 지리산, 육십령 등을 누비고 다녔다.

‘朝鮮기행록’에는 그 중 남부 지방에 대한 기록이 자세하게 실려 있다. 또한 고토 분지로가 직접 작성한 컬러 지질단면도와 지질도를 포함하였을 뿐만 아니라, 각 읍내의 도입부에 그 지역의 경관, 산업, 주민, 역사 등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당시로서는 첨단기술에 속했을 실제 사진 99컷도 수록하여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100년 만에 한글 번역된 ‘朝鮮기행록’(부록:조선산맥론)에는 고토 분지로의 저술에 함께 포함되어 있던 당시 조선의 지체구조에 관한 컬러 지질도와 지체구조도, 탐사 기행 사진 등을 원서에 최대한 가깝게 복원하여 수록하고 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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