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코스는 아테나 여신을 만난 이후 아버지가 살아있다고 믿었다.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오디세우스는 이미 죽었다고 말했지만 그는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떻게든 떠나려했지만 그의 어머니 페넬로페의 구혼자들은 그가 아버지를 찾으러 가겠다는 것을 한사코 반대하며 방해했다. 그들은 텔레마코스를 향해 맘껏 조소하며, 오디세우스의 궁전에서 거드름을 피우다가 밖으로 나갔다.
절망에 빠진 텔레마코스는 해변을 따라 한참을 걸으면서 아테나 신에게 기도를 올렸다. 그의 기도를 듣고 아테나는 텔레마코스의 스승인 멘토르의 모습을 하고 그에게 나타났다. 멘토르는 모든 이타케인들 중에서도 오디세우스가 가장 신뢰했던 친구였다. 또한 텔레마코스에겐 진정한 스승이었다. 오디세우스가 전쟁에 나가지 않으려고 미친 척을 하다 정상이라는 것이 들통나서 전쟁터로 떠나면서 자신의 아들 텔레마코스를 의탁한 친구가 바로 멘토르였다. 멘토르는 텔레마코스를 맡아 오디세우스 대신 모든 교육은 물론 그의 인생교육도 도맡아 지도해주었다. 멘토르는 그만큼 텔레마코스가 가장 믿고 따르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고, 또한 마을 사람들에게도 아주 신망 받는 현인(아버지 대신 스승의 역할뿐 아니라 아버지의 역할 등 그의 모든 인생을 도맡아 양육해준 그의 이름에서 멘토라는 말이 유래했다. 멘토르라는 말의 영어식 발음은 멘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멘토란 스승, 아버지, 친구, 상담자, 조언자, 리더 등, 어떤 사람의 인생을 도맡아 지켜주고 조언해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스승을 말한다.)이었다. 그 멘토르의 모습으로 변신한 아테나는 그에게 위로와 용기의 말을 해주었다.
"걱정하지 말게. 텔레마코스, 오디세우스는 나의 둘도 없는 친구일세. 나도 그가 분명 살아있으리라 믿고 있네. 내가 빠른 빠른 배 한 척을 마련할 것이네. 또한 나도 너와 함께 갈 걸세."
텔레마코스는 말하고 있는 사람을 멘토르로만 알고 있었다. 다시 용기를 얻은 텔레마코스는 구혼자들에게 맞설 각오를 했다. 그는 황급히 집으로 돌아와 여행 준비를 마쳤다. 그는 밤까지 신중히 기다렸다. 모두들 잠든 깊은 밤 그는 멘토르, 실제는 아테나가 기다리고 있는 배를 타고서 늙은 네스토르의 집이 있는 팔로스를 향해 출항했다.
텔레마코스와 멘토르는 네스토르와 그의 아들들을 해변에서 만났다. 그들은 마침 포세이돈에게 제물을 바치고 있는 중이었다. 네스토르는 그들이 오디세우스의 아들이며 친구라고 밝히자 반갑게 맞아주었다. 하지만 텔레마코스가 그곳에 온 목적을 말하자 그 일에 별로 도움을 줄 수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 네스트로는 실제로 오디세우스에 관해 아무 것도 아는 바가 없었다.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같은 배로 떠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로 오디세우스의 소식이라곤 전혀 들은 바가 없다는 것이었다. 다만 그가 생각하기에 오디세우스의 일이라면 어쩌면 귀국하기 전에 줄곧 이집트로 항해했던 메넬라오스가 혹시 알고 있는 정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내 생각엔 혹시 메넬라오스라면 뭔가 알지도 모르겠군. 나로서는 자네 아버지를 찾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네. 만일 자네가 원하면, 그 길을 잘 아는 내 아들과 함께 마차로 그곳에 갈 수 있도록 도와줌세. 스파르타까지 가려면 바다로 가는 것보다는 마차로 가는 게 훨씬 빠르다네. 어때, 그렇게 하겠나?"
"네, 그리만 해주신다면 저야 감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텔레마코스는 네스트로의 호의를 감사히 받아들였다. 텔레마코스는 동행한 멘토르에게 말했다.
"스승님, 저는 마차를 타고 스파르타로 가겠습니다. 그러니 스승님께서 우리 배를 맡아주세요. 반드시 아버지를 찾아서 고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러니 고향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그동안 스승님께서 저의 어머님을 잘 지켜주세요."
텔레마코스는 배를 멘토르에게 맡기고 그 다음날 네스토르의 아들과 더불어 메넬라오스의 궁전을 향해 출발했다. 쉬지 않고 달린 그들을 태운 마차는 드디어 스파르타에 도착했다. 그들은 스파르타에서 귀족 자택, 저 젊은이가 여태까지 본 것보다 훨씬 더 호화로운 집 앞에서 고삐를 당겼다. 그들은 그곳까지 찾아온 이야기를 전하자 그들은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궁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오디세우스의 이름만으로도 스파르타의 모든 궁인들은 그 아들을 맞아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하녀들이 그들을 목욕탕으로 안내하고, 그들을 목욕을 시켜주고 향기로운 기름을 발라 문질러 주었다. 그리고는 훌륭한 겉옷 위로 따뜻한 심홍색 망토를 입히고선 연회장으로 그들을 데려갔다. 거기서 한 하녀가 얼른 황금단지에 든 물을 가지고 와서 손가락 위로 부어 은그릇에 받았다. 빛나는 풍성한 산해진미로 가득한 식탁이 그들 곁에 차려졌고, 술을 가득히 부은 황금술잔이 각자를 위해 놓여졌다. 드디어 연회장에 나타난 메넬라오스는 그들에게 정중하게 예를 하고는 맘껏 먹으라고 말했다. 두 젊은이는 지나치리만큼 융숭한 대접에 얼떨떨했다. 텔레마코스는 네스트로의 아들에게 아주 나지막하게 “올림포스에 있는 제우스의 궁전이 틀림없이 이 집 같을 거야. 숨이 막힐 정도로군.” 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아주 작은 소리로 귓속말을 주고받을 때 자리에서 일어선 메넬라오스가 근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러분, 여기 참석한 젊은이들로 말하면 트로이 전쟁에서 대단한 공을 세운 족장들의 아들들이요. 이 사람은 네스트로의 아들이고, 이 사람은 오디세우스의 아들이오. 나의 친구이기도 한 오디세우스, 그는 트로이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위대한 장군이오. 그는 용기가 있었고, 어느 누구도 당할 수 없는 힘과 무술이 있었으며, 남다른 지략이 있었소. 그의 지략으로 우리 그리스는 패전의 위기에서 벗어났으며, 그리스는 큰 피해를 입지 않고 트로이를 쓰러뜨렸소. 만일 그가 없었다면 그리스는 트로이에게 패하고 말았을 것이오. 그 위대한 장군이 아직 고국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니 이것은 온 그리스의 슬픔이오" 그렇게 말하면서 메넬라오스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텔레마코스도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동안 눈물이 눈에 고였고, 마음의 흔들림을 감추기 위해 망토로 얼굴을 가렸다. 그러나 메넬라오스는 그것을 알아차렸다.
그런데 바로 그때, 거기 있던 모든 사람의 주의를 흩트리는 방해자가 있었다. 미녀 헬레네가 시녀를 대동하고 나타난 것이다. 그녀는 3명의 시녀를 대동하고 나타났는데, 한 시녀는 의자를 가지고, 또 한 시녀는 헬레네의 발밑에 깔 보드라운 카페트를 들고, 세 번째 하녀는 바이올렛 색깔 양모를 가득히 담은 은 반짓고리를 들고 나타났다. 그녀가 나타나자 연회장엔 아주 아름다운 향기가 감돌았다. 헬레네는 아버지를 닮은 모습을 보고서 즉시 텔레마코스를 알아보고는 그의 이름을 불렀다. 네스토르의 아들이 그녀 말이 옳다고 대답하면서 "여기 내 친구 텔레마코스는 오디세우스의 아들입니다. 아버지를 찾기 위해 스파르타에 도움과 조언을 구하러 찾아왔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자 텔레마코스는 그들에게 "아버지가 돌아오셔야만 합니다. 지금 저의 집에는 악독한 사람들, 제 어머니에게 구혼을 청하는 사람들이 행패를 부리고 있습니다. 그리스의 영웅의 집안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이제 가진 것도 없으며, 구혼자들로부터 시달림을 받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입니다. 그러니 왕과 왕비께서 저의 아버지 오디세우스를 찾을 수 있도록 힘껏 도와주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메넬라오스 왕께서 알고 계신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좋은 소식이건 나쁜 소식이건 알려주세요. "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건 긴 이야기지.” 메넬라오스는 대답했다.
“그런데 나는 오디세우스 소식을 이상한 방식으로 알게 되었네. 이집트의 파로스라는 섬에서 나는 여러 날 동안 악천후 때문에 발이 묶였었네. 식량은 떨어져 가고 꼼짝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었으니, 그야말로 절망 의 구렁텅이에 빠졌던 셈이지. 다행히도 바다 여신이 나를 가엾게 여겼는지. 여신은 나에게 자기 아버지, 바다의 신 프로테우스의 입을 열게 할 수만 있다면, 그 신이 이 증오스런 섬을 떠나 안전하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말해 줄 수 있을 거라고 내게 말해주더군. 그러면서 그 신을 붙잡아 원하는 것을 얻어 낼 때까지 붙들고 있으라는 거였어. 그녀가 짜준 계획은 훌륭한 것이었지. 프로테우스는 날마다 수많은 바다표범들과 함께 바다에서 나와서 언제나 똑같은 모래사장에 누워 있었다네. 그것을 확인한 나는 프로테우스 신이 바다로 돌아간 사이에 구멍 네 개를 파고, 그 속에 나와 내 부하 셋이 숨었지. 각자가 여신이 주었던 바다표범 가죽을 쓰고서 말일세. 그 다음날 그 바다 노인이 나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누웠을 적에, 우리는 구멍에서 뛰어나와 프로테우스를 체포했어. 그렇지만 그를 붙들고 있는 건, 그건 어렵지 않았어. 문제는 프로테우스는 자신의 형상을 마음대로 바꾸는 힘을 갖고 있었다네. 우리 손 안에서 사자, 용 그리고 많은 동물로, 마침내는 높은 가지를 가진 나무로도 변신했지. 하지만 우리는 절대 그를 놓치지 않고, 그를 단단히 꼭 붙들고 있었어. 우리의 끈기에 굴복한 그는 내가 알고 싶어하는 것을 모두 말해 주었네. 자네 아버지에 관해서는 칼립소라는 요정에 붙들려, 향수병으로 인해 몸이 수척해지며, 어느 섬에 있다는 말을 들었네.. 그것을 빼놓고는 나는 오디세우스에 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네. 우리가 트로이를 떠난지 10년이나 되었으니까.”
다음 주에 계속….
필자의 신간 <하루 30분, 행복 찾기> 바로가기
% 필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http://blog.daum.net/artofloving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