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으로 저출산 걱정에 시달리고 있는 요즘, 정부는 출산 가산점, 보육료 지원 확대 등 출산 장려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매년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로 정해 인식 개선에 애쓰고 있다. 하지만 최근 늦은 결혼과 환경호르몬·공해·스트레스 등으로 불임, 유산, 기형아 출산 등 건강한 임신에 장애가 되는 요소들도 많아져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의 걱정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베일러 이화산부인과 정호진 원장은 “건강한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임신 전부터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임신 전부터 철저하게 계획하고 병원을 찾아 산전검사를 받아야 하며 출산 후에도 건강한 회복을 위해서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건강 체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건강한 임신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 또 임신 중 주의해야 할 사항, 출산 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우선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산전검사가 필요하다. 산전검사는 가까운 산부인과에 가면 할 수 있다. 빈혈·B형 간염·풍진·매독·에이즈 등을 확인해야 한다. 또 초음파를 이용해 자궁이나 난소의 이상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 필수다. 산전검사를 통해 이상이 발견됐다면 임신은 잠시 미뤄야 한다.
평소 몸관리도 중요하다.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유독 손발과 하복부가 찬 여성들은 규칙적으로 반신욕, 족욕을 10∼15분씩 해주고, 꽉 끼는 옷이나 팬티스타킹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불순 등을 겪고 있다면 일회용 생리대보다는 유기농 면으로 만들어진 제품 사용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 임신 중 음식과 운동
임신을 했다면 태아를 위해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먹는 것을 조심한다. 무조건 골고루 먹으면 좋겠지만, 영양학적으로 임신 중 챙겨야 할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은 있다.
태아를 위해서는 콩과 미역을 챙기자. 콩은 뇌를 총명하게 해주는 단백질이 많고, 미역은 칼슘이 풍부하기 때문에 태아의 뇌 생성, 치아와 골격 형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산부의 건강을 위해서는 연근, 시금치, 두부가 좋다. 연근은 철분을 공급해 빈혈과 어지럼증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비타민E가 풍부한 시금치는 엽산을 공급하고 유산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두부는 칼슘, 단백질이 풍부하고 아미노산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어 좋다.
반면 알코올, 탄산음료, 카페인 음료는 피한다. 평소 카페인이 든 커피를 많이 마셨다면 하루 2잔 정도로 양을 줄인다. 술은 완전히 끊어야 한다. 너무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으면 태아가 아토피성 체질을 가질 수 있다고 하니 조심한다. 타닌 성분이 있어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감과 호르몬 분비를 왕성하게 해 기형아 출산 위험률을 높일 수 있는 붉은 팥도 피하는 것이 좋다.
임신 중이라도 운동은 필요하다. 많은 임산부들은 임신 중에 운동을 하면 쉽게 피로감을 느껴 오히려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운동을 하면 입덧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되고, 치질·변비·복부 팽만감 개선에 도움이 된다.
임신부에게 좋은 운동으로는 걷기와 수영이 대표적이다. 걷기와 수영은 균형을 잃고 넘어질 일이 적어 안전하고, 스스로 속도와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좋다. 수영을 하면 물속에서는 골반과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들고 등 근육의 긴장이 풀리며, 다리의 혈액 순환도 좋아진다.
요가와 자전거 타기도 좋은 운동이다. 다만 요가는 자궁이 일정 크기 이상으로 커지면 해서는 안 되는 동작들이 있으므로 주의하며, 자전거 타기 역시 안전한 고정식 자전거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다만 임신 중 운동을 할 때는 자신의 몸 상태를 자주 체크하며, 무리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을 할 때는 편한 스포츠 브래지어를 착용해야 하며,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 |
◇임신 중이라도 요가, 수영, 걷기 등 운동을 하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출산 후 산모는 소화가 잘되는 음식부터 먹기 시작해 음식의 종류를 점차 늘려나간다. 고등어 등 양은 적지만 칼로리가 높은 단백질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자궁 수축을 돕고, 피를 맑게 해주며,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모유 수유에 도움이 되는 미역은 산모에게 필수 식품이다. 또 출산 후 변비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양상추, 요구르트, 다시마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 필요하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한다.
출산 한 달 후쯤에는 산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출산 후 몸이 제대로 회복됐는지, 자궁의 크기는 원래대로 회복됐는지, 세균 감염의 위험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 |
◇한 어촌 마을에서 미역을 말리고 있다. 미역은 칼슘이 풍부해 태아의 뇌·골격 형성에 도움을 주고, 출산 후 산모의 건강 회복에도 필수적인 식품이다. |
탈모를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임신기간 중 증가했던 여성호르몬이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면서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이다. 자연적인 현상이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시중에 나온 탈모 기능성 샴푸나 헤어 앰플 등을 이용하면 된다.
무엇보다 출산 후 6개월 내 출산 전 체중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산후 비만이 심한 경우나 빨리 직장에 복귀해야 할 경우엔 출산 후 7주차부터, 모유수유 중인 경우는 4개월 후부터 비만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도움말:자연생각, 한국쓰리엠 넥스케어, 임신 출산 매뉴얼(리스컴 출판사)〉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