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운 세상으로 한국이 변하는 중이다. 2010년 8월·12일 행안부에 의해서 발표된 한국 5급전문가 채용 제도 도입과 더불어 고시제도의 폐지로 말이다.
정부 발표안 그대로 시행이 된다면 이제 직업 신분(身分)의 세습이 더 밀착된 행태로 이뤄지는 세상이 올 것이다. 고급관료의 자녀가 다시 고급 관료가 되는 그런 직업 신분 세습의 시대가 한국 공직 채용 시장에서 다가올 개연성(蓋然性)이 높다는 말이다.
전문가를 면접과 서류 심사만으로 사무관 채용의 50%를 차지 하는 2015년이 되면 아마도 개천(開川)에 머물던 용들은 바다로 이주를 하고야 말 것이다.
전문가를 사무관으로 채용하는 방향은 좋다. 문제는 방법이다. 서류심사와 면접만으로 전문가 5급 채용을 하면 그 과정에서는 전현직 고위 관료와의 면접관의 개인의 친소 관계가 면접대상자 평가에서 작용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공정하게 한다지만 이런 방식은 완벽하게 공정성을 평가하기 힘들어 진다. 차라리 서류 면접전형을 하지 말고, 각 분야의 전문성 평가만으로 채용하라.
그러면 1949년에 시작 61년 만의 대 혁신을 하는 공무원채용제도 개선안으로 시작되는 5급 전문가 공채 제도의 원래 취지가 어울릴 수 있고 정책 목표를 거두기에 더욱더 성공 할 수도 있다.
5급 전문성 평가 위원회를 만들어서 전문성 평가를 중점적으로 하자. 그렇게 되면 서울 출신, 일부 스팩을 지닌 이들만이 사무관 전문가 채용에서 편중된 평가를 받을 우려의 파생을 최소화가 가능하다. 이렇게 해서 편중된 평가우려를 감소 시키는 것은 제도적으로 가능한 일이다. 채용에서 점수화된 면접이 반드시 포함되라는 법은 없다. 논패스 non pass, 패스 정도의 면접이면 될 것이다.
저술과 활동 등이 지나치게 높은 점수로 평가되면 안 된다. 이는 자칫 현장을 모르는 전문가를 공직 전문성 평가에 좋은 점수를 받게 되는 인자로 작용할 우려의 요소가 될 것이라서 그렇다.
개천에서 용(龍)나는 ‘고시’제도를 5급 전문가 채용시스템으로 변경한 것은 우리나라 커리어 제도의 혁신이다. 혁신도 좋지만 문제도 보완하면서 해가야 한다. 이제 개천에는 용이 없는 세상이 오는 지도 모른다. 돈이 부족한 이들이 하이스팩을 갖추기 어려운 세상 여건이 이미 와서 더욱 그렇다.
김준성 연세대 직업 평론가 nngu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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