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에서는 바코드가 사물뿐만 아니라 사람 개개인에도 적용된 ‘바코드 인물 사진’ 시리즈와 함께 최근 새롭게 작업한 ‘꽃 사진’ 시리즈(사진)를 선보이고 있다.
‘꽃 사진’ 시리즈는 작가의 작업실에 조화를 설치해놓고 흑백으로 촬영한 사진 작품들이다. 간간히 섞어 놓은 생화는 컬러로 처리했다. 스치듯 관람한 관객들에게는 그저 화려하고 아름답게 피어 있는 꽃으로만 보이지만, 자세히 관찰한 관객들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꽃이 조화임을 간파할수 있다. 시리즈 제목이 ‘사물로부터 차이를 읽다’로, 꽃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식과 가치의 차이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우연히 조화를 흑백으로 찍어보니 진짜 꽃처럼 보이는 거예요. 바쁜 일상에 휘둘리지 않고 그저 스치는 존재도 좀 더 자세히 관찰하면 삶의 태도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설치작품 ‘잃어버린 미로의 파라다이스’도 선보인다. 벽과 천장이 온통 조화로 뒤덮인 방 가운데 황금색 꽃으로 이뤄진 기둥이 우뚝 서 있다. 바닥에 설치된 거울에 비친 꽃들을 바라보며 가짜 꽃밭 속을 걷다 보면 현기증이 날 것 같다.
“사람들은 신화나 꿈, 파라다이스를 좇으며 험난한 인생 행로를 걷지요. 꽃밭 저 너머에 그 무엇이 있을 것 같은 믿음은 조화 같은 것이 아닐까요.” (02)543-7337
편완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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