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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北 당대표자회 연기한 까닭은

입력 : 2010-09-16 09:33:36 수정 : 2010-09-16 09: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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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로 민심 들썩 ? 내부 권력 암투탓 ?
물난리 속 김정은 데뷔 부담 느낀듯
일각 “권력기구 재편 조율 안끝난듯”
북한 노동당이 ‘9월 상순’ 개최하겠다고 예고한 제3차 당 대표자회가 결국 연기된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북한은 이날 오후까지도 당 대표자회 개최와 관련한 움직임을 보도하지 않았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자회가) 오늘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북 지원 단체 ‘좋은벗들’도 소식지에서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수해로 인한 개회 정족수 미달로 연기됐다고 전했다.

노동당 정치국 ‘결정’으로 발표된 당 대표자회 일정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연기됐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북한 수해와 관련한 국내외 시선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단 민심 이반 우려가 있다. 후계자 공식 데뷔를 위한 축제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데, 수해로 민심이 들썩이는 상황이 부담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수해가 심각한데도 당 대표자회를 강행하면 자칫 후계자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당 대표자회 연기는 수해복구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의 수해 지원 움직임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적십자사가 쌀 5000t 등 100억원 규모의 구호물자를 보내기로 하는 등 대북 지원의 물꼬가 막 터진 상태다. 남한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대규모 지원을 이끌어 내야 하는 상황에서 후계구도 확립을 위한 정치적 이벤트를 벌이면 국제사회의 지원 여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태풍 곤파스로 인한) 폭우와 강한 비바람, 산사태로 전국적으로 수십명이 사망하고, 8380여세대의 살림집이 파괴돼 많은 사람들이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뒤늦게 피해상황을 전했다. 당 대표자회 연기의 명분을 만들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권 내부 조율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 장관도 당 대표자회 연기 사실을 간접 확인하면서 “수해가 이유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내부 사정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정치적 배경이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정부 소식통은 “당 대표자회가 권력기구 재편과 관련해 주목을 받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조율이 끝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북한 당국은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일인 다음달 10일 전인 ‘10월 상순’에 당 대표자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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