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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평화 위해 자기 종교 비판 필요”

입력 : 2010-09-14 17:58:56 수정 : 2010-09-14 17: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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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오 리치 신부 선종 4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올해는 마테오 리치(1552∼1610) 신부 선종 400주년을 맞는 해이다. 이탈리아 예수회 선교사였던 마테오 리치는 중국에 가톨릭을 처음 전한 인물. 중국 이름은 이마두(利瑪竇)이다. 서양 학문을 중국어로 번역해 지식인층에 다가갔고, 중국 문화를 존중하고 적극 수용했다. 그의 ‘토착화’ 또는 ‘적응주의’ 선교 방식은 당시 총칼을 앞세워 종교를 강요한 제국주의적 선교와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특히 그의 저서 ‘천주실의’는 조선시대 실학자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고, 외래 전래가 아닌 서학을 연구하던 중 접목된 한국 천주교의 역사는 멀게는 마테오 리치의 영향권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존중과 화합의 정신에 바탕에 둔 그의 적응주의는 시대를 앞선 발상이었다.

서강대 신학대학원(대학원장 김용해 신부)은 그의 선종 400주년을 기념해 16∼17일 서강대 다산관에서 ‘동서양 문명의 만남, 도전과 기회’ 주제의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이 행사는 특히 ‘9·11 테러’ 9주년을 맞아 테러 현장에 이슬람 사원을 건립하는 문제를 놓고 개신교와 이슬람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종교 평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서울신학대 남태욱 박사(신학)는 ‘종교간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실제적 대화―마테오 리치를 중심으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종교 간 공존에 대해 논의한다.

남 박사는 주제 발표문을 통해 “종교가 갈등 및 폭력과 관련되는 원인은 정치와의 결합, 종교의 내적 구조 및 과정, 종교인들이 지닌 편견이나 배타성 같은 사회·심리적 요소 때문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종교계의 경우 “종교 간 갈등에서 개신교는 늘 가해자 입장에 서 있었다”면서 “심지어 한 뿌리에서 나온 가톨릭교회와도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남 박사는 “마테오 리치는 ‘천주실의’를 통해서 가톨릭교회의 하느님과 선진 유교의 상제(上帝)의 동일성을 논증하였다. 이 같은 시도는 중국 유교 문화 속에서 가톨릭 신앙의 토착화를 위한 최초의 시도였다”면서 “이것은 기독교와 유교의 학문적 만남의 과정에서 성취된 결과물인 동시에 이웃 종교의 궁극적 실재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통해 종교 간 대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인식 아래 현 시점에서 각 종교가 마테오 리치의 방식을 넘어 평화를 위한 대화에 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실수와 역사의 과오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성찰하는 자기비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종교가 갖고 있는 한계와 상대성을 철저히 재인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이웃 종교를 자기 종교의 입장에서 배제하거나 환원시키지 말고 될 수 있으면 그대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바탕에서 상호 깊은 이해와 상호 배움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교회와 불교계가 세상의 지탄을 받고 있다면 그것은 몸짓의 신앙이 없는 탓이며, 종교의 모든 계층, 성직자와 평신도, 종교인 모두를 아우르는 몸으로 실천하는 대화인 종교 간 실천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남 박사는 “모든 종교인은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를 위해 노력하고, 모든 종교는 인권·정의·평화·생명과 자연과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실천적 연대를 해야 종교가 추구하는 진리인 평화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 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밖에 서강대 박종구 교수(조직신학)의 ‘유학신학의 가능성―리치의 천주실의를 중심으로’ 등 국내 학자들의 주제 발표와 국립대만대 트란 반 도안 교수(철학)의 ‘마테오 리치의 급진적 해석학―천주실의를 중심으로’, 독일 상트 게오르겐신학대 클라우스 샤츠 교수(교회사)의 ‘적응에 관한 예수회와 선포선교회의 두 가지 방식’, 일본 난잔대 미요시 지하루 교수(역사학)의 ‘신도, 민족주의 그리고 근대 그리스도교’ 등 해외 학자들의 주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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