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성형을 통해 자신의 콤플렉스를 보완하여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얻으려 한다. 큰 눈과 오똑한 코, 갸름한 V라인의 턱이 무조건 적인 미의 기준은 아니지만 객관적인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매력적인 외꺼풀을 지닌 ‘피겨여왕’ 김연아도 자신의 눈이 작아 컴플렉스라고 했을 정도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는 첫인상에서 오는 이미지, 겉으로 보여지는 외모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성형수술을 해서 이미지 개선에 성공한 사례를 보면, 이미지가 한결 부드러워지면서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 중독성을 띤 성형수술은 문제가 되겠지만 거품을 뺀 성형은 자신의 콤플렉스를 치유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얼짱 몸짱 신드롬은 연령과 관계없이 확고한 사회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자신의 신체 미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취업이나 면접을 준비 중인 이들은 자신의 첫인상을 어필하기 위해 외모 가꾸기에 열을 올리며 성형도 불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성형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던 연예인들이 당당히 성형수술을 고백하는 시대로 거듭났다. '절대 성형 안했다', '자연 미인이다'를 주장하던 연예인들은 이제 자신의 컴플렉스를 털어놓으며 성형수술의 필요성을 각인시킨다. 당당히 성형수술을 공개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대중들의 성형수술에 대한 눈썰미가 높아짐에 따라 '이실직고'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계산이다. 때문에 성형수술을 하기 전부터 이를 먼저 알려 '공개 성형수술'을 감행하는 경우도 있다. 공개 성형수술의 첫번째 연예인은 탤런트 우희진이다. 지난 2001년 우희진은 턱 성형수술을 당당히 공개하며 "이젠 진한 멜로 연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을 보였다.
개그맨 임혁필은 최근 양악수술을 받아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사진 속의 임혁필은 기존의 코믹한 이미지와 사뭇 다른 정돈된 느낌을 자아내 네티즌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임혁필은 "턱이 옆으로 틀어진 부정교합이 심해 고민 끝에 수술을 받았다"며 "성형 목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배우 김남주는 데뷔 때부터 성형수술 사실을 밝혀 솔직하고 당당한 연예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등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누렸고, '연도별로 보수했다'고 방송에서 말해온 방송인 현영과 송혜교 닮은 꼴로 유명한 정가은은 '성형 수술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신분증 사진 바꾸기'였다고 털어놓으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성형수술이 보편화되면서 여론은 수술의 성공 여부에 따라 갈리고 있다. 수술의 결과가 성공적이라면 ‘정말 세련되고 예뻐졌다’고 극찬을 하는 반면, 조화롭지 못한 과도한 수술을 한 이들에게는 ‘괜히 손을 대서 예쁜 얼굴을 망쳤다’거나 ‘안하는 게 훨씬 나을 뻔했다’는 반응을 보인다. 즉, 다시 말해 성형수술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얼마나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아무리 절세 미인이어도 거울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보고 누구나 한번쯤은 아쉬운 점을 발견한다. 눈이 조금만 더 컸으면, 콧날이 조금 더 높았으면, 얼굴 면적이 더 작았으면, 가슴이 조금만 더 컸으면. 성형수술을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고민을 하진 않더라도 자신의 콤플렉스를 탈피하고 싶은 소망은 누구나 갖고 있다.
연예인들의 성형수술은 우리 현실의 또 다른 모습이다. 예전엔 성형이라면 일단 거부감이나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던 반면 지금은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다면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여론으로 바뀌고 있다.
탤런트 박재훈은 아내의 가슴 성형수술 과정을 방송에서 공개했다.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인 아내는 "10년 전부터 가슴 성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해왔다"며 남편 박재훈에게 "내 평생소원이다. 가슴 성형하게 해달라"고 고백을 했다. 박재훈은 오랜 고심 끝에 아내의 가슴 성형을 허락했고 아내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도 자기 자신의 만족을 위해 예뻐지고 싶은 여자들의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라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제는 성형수술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시대는 지났다. 누구나 주위를 둘러보면 쌍커풀 수술을 한 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이제는 코 수술을 감행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여성 포털 사이트에서는 ‘쌍커풀 수술 하나로 인생이 달라졌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수 천 만원의 수술비용을 아끼는 대신 공개 성형수술에 도전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성형모델 선발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성형 미인’을 뽑는 것이 아닌 ‘성형’을 원하는 사람들 중에서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선발, 전신 성형 수술비를 지원하고 모델 등의 활동을 지원하는 식이었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예전에는 성형수술비 지원 이벤트를 열어도 잡지나 인터넷, 혹은 지하철 전광판 광고에 얼굴이 크게 노출되는 것을 꺼려 지원자가 많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경쟁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벤트성 성형수술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나, 대부분 예상보다 많은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게 업계 측의 반응이다. 과거보다는 성형수술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삶의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함'이라는 인식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성형수술 후 외모만 바뀐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마음이 생기고, 성격도 더욱 밝아졌다고 말한다. 실제로 ‘미달이’라는 말만 들으면 자살은 물론 살인 충동까지 느꼈다는 배우 김성은은 공개 성형수술 이후 “자신감과 당당함을 찾았다”며 “이제는 미달이도 괜찮다”고 웃었다. 본인에게 존재하는 외모 콤플렉스를 우선적으로 치유하는 것이 성형수술이 생긴 가장 큰 이유이자, 긍정적인 의미다.
외모로 어느 정도 승부를 걸어야 하는 연예인에게 성형은 피할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이자 '필요악'이다. 성형수술은 개인의 선택의 문제이며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잘못된 선택이 되지 않으려면 ‘과하면 모자름만 못하다’는 명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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