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지역 학교에 다니는 중3 장진석(15)군은 “수능 도입 초기에 시험을 두 번 쳤다고 들었는데 이런 방안이 나와 마음이 놓인다”며 “미국 SAT처럼 학생이 원하면 여러 차례 응시하는 제도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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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에서 수험생들이 수시 2학기에 대비한 모의 논술시험을 치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 과목을 국어, 영어, 사회, 과학으로 바꾸고, 시험과목 수를 축소한 것은 수험생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대의견도 많았다.
수험생의 부담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어나고, 사교육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시각이다.
중3 딸을 둔 우진희(43)씨는 “결국은 학생들이 시험을 두 번 모두 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텐데, 시험 부담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고 평했다.
중2 아들을 둔 김모(49)씨는 “아무리 좋은 방향으로 개편되더라도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수능제도를 너무 쉽게 바꾸면 학생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연구소장은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수험생이 오히려 부담을 크게 느낄 것”이라며 “사탐과 과탐에서 한 과목만 선택하는 것 역시 과목 통합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두 과목의 시험 범위를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기대한 만큼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보름 동안 두 차례 실시되는 복수시험은 새로운 형태의 ‘고액 족집게 과외’를 양산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보름짜리 수능 대비 전략상품이 나오는 등 오히려 사교육 시장의 확대를 초래할 것”이라며 “대학 역시 대입전형에서 난이도가 높은 B형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 유명무실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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