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평가원 “표준점수제 개선 문제점 보완” 그동안 대학수학능력시험 제도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어 왔지만 복수 시험제로 바뀌는 것은 20년 만이다. 수능이 처음으로 시행된 1994학년도에도 8월과 11월 두 차례 실시해 더 나은 점수를 사용할 수 있었다.
처음 2차례 치러진 수능은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심각한 혼란을 초래했다. 1차 시험이 비교적 쉽게 출제돼 불안감을 느낀 수험생들이 2차 시험에 대부분 응시했으나 시험이 크게 어려워져 점수가 평균 10점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당시에는 성적표에 원점수만 제공됐을 뿐 응시생의 평균 점수와 표준편차를 고려해 산정한 표준점수나 전체 응시생 중 내가 어느 위치를 차지했는지 알려주는 백분위 점수가 제공되지 않았다. 두 시험의 성적을 비교하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했고, 결국 수험생들은 대부분 쉬웠던 1차시험의 성적으로 대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2차 시험은 사실상 불필요한 시험이 된 셈이다.
또 1차와 2차 시험 간에 간격이 3개월이나 돼 사교육이 기승을 부린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처럼 복수 시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는 이듬해부터 11월 한 차례 시험으로 바꿨다.
교육당국은 앞으로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백분위 점수 등을 반영해 새로운 점수산출 방식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서로 다른 두 시험 간의 점수가 동등화될 수 있도록 현행 표준점수 산출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 표준점수 체제는 과목 간 난이도, 응시자 집단 능력 차이에 따라 과목별 표준점수의 최고점과 최저점이 다르게 나타나지만 백분위 점수를 반영한 변환 표준점수제 등을 활용하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문제은행 방식으로 출제 방식을 바꾸는 작업도 병행된다.
평가원 관계자는 “20년간의 출제 노하우가 쌓인 만큼 1994학년도 같이 난이도 조절 실패와 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과거와 달리 표준점수, 백분위까지 제공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제출할 점수를 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사태는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교육당국은 1차와 2차 시험 간격이 보름밖에 되지 않아 사교육이 늘어날 가능성도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연구회 관계자는 “당초 1주일 정도로 간격을 더 좁히는 방안도 생각해봤지만 수험생들이 한 번 시험을 보고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데 너무 촉박하다는 지적이 있어 결국 보름이 낙점됐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수능시험 개편과정 | |
1994학년도 첫 수능 도입 | 8월, 11월 2회 시행 |
6차 교육과정 개정 ●1992년 개정, 1996년 고1 적용 ●필수과목ㆍ선택과목 도입 |
1999학년도 수능개편 ●탐구영역 선택과목제 도입 ●선택과목간 유불리 방지를 위해 표준점수체제 도입 |
7차 교육과정 개정 ●1997년 개정, 2002년 고1 적용 ●국민공통기본과정 이외에 모두 선택 |
2005학년도 수능개편 ●모든 시험영역 및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형 수능 도입 |
수학과 교육과정 개편 ●2007년 개정, 2009년 고1 적용 |
2012학년도 수능개편 ●수리영역(가형ㆍ나형) 출제과목 조정 |
2009년 개정 교육과정 도입 ●교과영역 구분, 교과목 조정 |
※ 2014학년도 수능개편 필요 |
자료:중장기대입선진화연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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