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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1/2②] 연예인 노출 논란, 사회적 편견과 이중적 시선

입력 : 2010-08-08 00:40:24 수정 : 2010-08-08 00: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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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년 사이 여성들의 옷차림이 많이 과감해졌다. 팔과 어깨를 드러내는 민소매 옷이나 배를 드러내는 배꼽티를 입은 여성들을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네크라인이 깊이 파인 가슴 부위의 노출도 자연스러워졌고, 얇고 비치는 소재로 된 시스루룩 또한 요즘 인기다. 여름인 만큼 슬립에 가까울 정도로 얇고 하늘거리는 원피스와 속옷이 노출된 과감한 의상 또한 눈에 띈다.

노출 패션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개성과 자기 주장이 강한 세대의 변화가 첫째로 꼽힌다. 또한 식을 줄 모르는 다이어트 열풍과 운동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몸매를 가꾸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과감한 옷차림을 더욱 부추기기도 했다. 자신의 몸매를 남에게 자랑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노출 패션은 유행을 선도하는 연예인들의 영향이 크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상응하는 특별한 옷을 입는 것은 물론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스타들은 몸짱?S라인 열풍과 맞물려 자신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기 위해 과감한 의상을 택한다. 또한 유행을 선도하려는 과감한 시도 또한 연예인이기에 누길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성과 자기 표현의 방식이 적극적이며 개방적으로 변해가는 데 반해 아직은 사회적으로 연예인 노출에 대해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찬반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 개인의 취향과 개성 vs. 사회적 책임 있다

연예인 노출에 대한 대중의 판단은 엇갈린다. “연예인의 공적인 측면을 위해 패션 스타일까지 제지받아야 하는 것은 지나친 간섭이며 본인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는 입장이 있고, “가끔 가족끼리 TV를 시청하다보면 지나친 노출로 선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난감함 경우도 많다. 규제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있다.

노출에 대한 찬반 논란은 그리 새롭거나 놀라운 일은 아니다. 연예인들은 지나치게 노출이 심한 옷을 입어 구설수에 오르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개인의 취향이며 자유라는 입장과 과다 노출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쾌함, 민망함을 준다는 입장이 서로 대립각을 세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 노출이 지나치다고 볼 수 있는지 그 기준이 모호하고 개인의 패션 성향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기준을 삼기도 힘들다. 한 패션 관계자는 “스타들의 패션이라면 맹종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며 “대부분의 연예인 관련 소비는 어린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소년들의 꿈 1순위에 연예인이 이름을 올릴 만큼 사회적 반향이 커지면서 그에 상응하는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스타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사회적 파장이나 영향력이 매우 크다. 좋아하는 스타에 대한 동경으로 모든 것을 따라하고 싶은 청소년들은 은연 중에 노출에 대해 큰 거부감을 가지지 않게 되고 무분별하게 모방하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 당당함과 섹시함 강조로 매력 어필한 스타는 누구?

여자 연예인들 중에는 당당함과 솔직함 그리고 섹시함으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해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다. 섹시함은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사회적 트렌드 임은 분명하다.

대표적인 스타는 김혜수다. 연말 각종 시상식에 과감하고 아슬아슬한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해 숱한 화제를 뿌리며 대한민국 대표 섹시 스타로 불리기 시작했다. 당시 김혜수의 과도한 노출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았으나 그것도 잠시, 수많은 여자 연예인들은  ‘포스트 김혜수’로 불리고 있다.

김혜수의 과감한 시도를 빛나게 해줬던 것은 노출 의상이 아니라 바로 그의 '태도'였다. 당당한 표정과 여유로운 포즈로 자신의 노출에 위축되지 않고 축제를 즐겼다. 파격 드레스의 원조 격인 김혜수를 필두로 최근 몇 년간 연예인 관련 시상식에는 여성 스타들의 레드 카펫의 드레스 열전이 뜨겁다.

가수 이효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섹시스타’다. ‘연예계 섹시 아이콘’을 묻는 각종 설문조사에서 늘 1,2위를 다툴 정도다. 이효리는 솔로 가수로 데뷔를 하면서 그룹 ‘핑클’ 때의 ‘요정’ 이미지를 벗고 섹시함을 맘껏 과시했다. 도전적인 발언 또한 과감하다. “섹시 가수는 없다. ‘섹시 컨셉트’와 ‘진정한 섹시함’은 다르다”라며 “의상을 노출하느냐 여부가 섹시함을 결정짓지는 않는다. 에너지로 가득한 강한 생명력, 그것이 섹시함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을 펼쳤다. 그외도 엄정화, 서인영, 아이비, 채연 등도 이들에 뒤지지 않는 대한민국 섹시 아이콘이다.

뿐만 아니라 여자 연예인의 ‘꿀벅지’와 남자 연예인의 ‘초콜릿 복근’은 대중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일등공신중 하나. TV 드라마에서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노출신은 이제 필수 장면이 됐다. 드라마 '추노' 속 남자배우들이 보여준 ‘몸짱’의 모습과 남성미에 자극받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초콜릿 복근 만들기’ 열풍을 주도하기도 했다.

◇ 노출의 사회적 편견과 이중적인 잣대

자기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에 아직도 노출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과 이중적인 잣대는 존재한다. 세상이 변하고 개방이 됐지만 아직은 노출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것은 깊게 뿌리내린 전통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때로는 고루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연예인 노출 패션 논란’에 대해 한 네티즌은 “대중들은 '청순가련형'을 선호하면서도 내숭과 가식적인 면모에는 비난을 가한다”며 “결국 극단적인 두 시선이 ‘청순 글래머’라는 단어를 양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여성 10명 중 7명은 “자신감만 있으면 몸매를 드러낼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업체가 최근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신체에 관한 인식 조사’결과는 이러한 노출에 관한 달라진 세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 패션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브래지어 끈이 보이면 창피하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어느 새부터 패션 끈, 혹은 일부러 노출하는 경우도 많은 것을 보면 몇 년 사이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박은경 아나운서의 짧은 미니스커트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SBS '스포츠 투나잇'을 진행한 박 아나운서는 핫팬츠로 보이는 복장으로 하반신을 드러내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일반적인 아나운서의 복장에 비해 다소 노출이 있었던 것에 대해 ‘적절하지 못했던 패션’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의외로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그 정도의 표현의 자유도 없다면 아랍권의 폐쇠적인 문화와 다를 바가 없는 것 아니냐"며 지나친 지적이라는 의견을 보냈다.  

한 패션 관계자는 “흔히 우리가 번화가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수준의 노출임에도 연예인들에게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업적인 측면을 우려한다는 것은 개인의 권리와 개성을 무시하는 ‘벼룩을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과 같다”고 말했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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