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김씨가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을 당시 이 돈이 범죄수익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는 결혼생활 기간 자기개발과 직장생활에 치중하면서 가족 재정관리는 아내에게 맡겼다"며 "'장모가 부자여서 경제적 지원을 해 준 것으로 알았다'는 진술도 여러 정황을 봤을 때 믿을 만 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내의 범행이 드러날 무렵 김씨가 3천700만원짜리 오토바이 등 일부 재산을 팔아 숨긴 데 대해서도 "범행 발각 후 사정일 뿐 돈을 받을 당시 아내의 범행을 알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부모로서 자녀 생활비라도 마련하려고 은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유죄 근거로 삼지 않았다.
김씨는 2002년 7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아내가 공금을 횡령한 사실을 알고도 아내로부터 112차례에 걸쳐 1억4천600만원가량을 송금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의 아내 장모(39)씨는 2002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해남읍사무소에서 기초생활 수급자 관리업무를 담당하면서 허위로 급여비 지급을 요청, 11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징역 4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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