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채권단과 업계에 따르면 엔텍합은 최근 대우일렉의 정밀실사를 토대로 애초 제시한 인수 가격인 6050억원에서 15%를 깎자고 제안했다. 엔텍합은 채권단과 양해각서(MOU)를 맺을 때 가치 하락 요인이 발견되면 최대 15%까지 조정할 수 있다는 데 합의했다는 점을 들어 이같이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텍합은 정밀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발견된 만큼, 인수가격을 깎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채권단이 난색을 보이자 엔텍합은 수정안을 제시했다. 15% 중 우선 5%만 깎고 나머지 10%의 인수자금은 1년 동안 계좌에 예치한 뒤 우발채무가 발생하면 협상을 거쳐 어느 한쪽이 가져간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엔텍합은 조만간 결론을 내릴 예정인데 본계약 체결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에도 대우일렉 매각작업이 최종 협상과정에서 매각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세 차례나 무산된 바 있다. 이미 지난 10일로 예정됐던 본계약 체결도 시한이 한 달가량 늦춰진 상황이다.
특히 채권단은 엔텍합의 인수대금 할인 요구에 발끈하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엔텍합 측의 매수주간사가 인수가격을 낮추려고 인수대금 할인 요구를 마치 채권단이 수용한 것처럼 흘리는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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