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번에 여러명의 이성을 만날수 있는 스마트 미팅문화 '스피드데이트'가 바쁜 싱글 직장인들 사이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스피드데이트'는 소개팅과 단체미팅의 장점만을 결합해 다양한 스타일의 이성들을 5~8분씩 모두 만나보는 미팅으로 행사 종료 후 마음에 드는 이성을 적어내면 파티플래너가 이를 종합해 결과를 통보해 주는 형식이다. 이는 연애 심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랑에 빠지는 7초 법칙'을 적용한 셈이다.
이런 빠른 만남은 미국 인기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 한 장면으로 나올 정도로 해외에선 이미 정착됐으며, 이웃나라인 중국에서도 급속도로 성행하고 있다. 심지어 싱가포르는 낮은 출산율로 인해 '스피드데이트'를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기도 한다.
2005 타임지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말콤 글래드웰'은 '첫 2초의 힘, 블링크'에서 인간의 연상 능력 덕분에 스피드데이트는 매우 성공확률이 높은 맞선 방식이라고 말할 정도.
하지만 '스피드데이트'가 바쁜 현대인의 생활과 오픈마인드에 적합하나 이에 대한 부작용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 에든버러대 앨리스 렌턴 교수팀에서 스피드데이트를 통해 많은 이성을 만나면 대충 고르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연구에서는 15~23명 가운데 한사람을, 24~31명 가운데 한사람을 각각 비교했을 경우 전자는 상대방의 교육수준과 관심사 등을 더 자세하게 확인하려고 했다면, 후자는 외모에 따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미팅 성공을 위해 참석자는 23명을 넘지 않는 범위를 선택하며, 10여명 정도가 가장 적합할 것으로 풀이된다.
스피드데이트에 참석한 민경아(디자이너, 29) 씨는 "맞선만 스무 번 가까이 실패하면서 그동안 버린 시간이 너무 아까웠고, 조건을 먼저 보고 만나다보니 선입견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스피드데이트'를 해보니 한 번에 여러 스타일의 이성을 만나볼 수 있어 간편했고, 상대방의 겉모습보다는 느낌과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 수 있어 믿음이 갔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국 스피드데이트를 한국문화에 적용시켜 인기를 끌고 있는 '소울메이팅(www.soulmating.co.kr)' 오경남 대표는 "스피드데이트가 유행하는 이유는 바쁜 현대인에게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어 합리적이기 때문"이라며 "행사종료 후 서로 이름을 동시에 적어 매칭된 커플에게만 개인정보를 공개해 사생활까지 보장되니 더욱 만족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세계닷컴 이재웅기자 jwo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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