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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군의 힘… 삼성 12연승 이끌어

입력 : 2010-07-08 22:22:34 수정 : 2010-07-08 22: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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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피 수혈로 주전경쟁 치열… 시너지 효과 발생 사자들의 기세가 무섭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12연승을 질주 중이다. 뜻밖이다. 주전들의 줄부상 탓에 ‘종합병동’으로 불리던 삼성이 이처럼 잘 나가는 비결은 뭘까? 바로 ‘1.5군’의 반란으로 일컬어지는 젊은 피 수혈이다.

삼성은 지난달 23일 두산에 10-1로 승리한 뒤 7일 SK를 9-6으로 꺾는 등 두산-넥센-롯데-KIA-SK를 제물로 승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2005년 시작된 선동렬 감독 체제 이후로는 최다 연승이다.

지난 7일 SK와의 경기 때 짜여진 라인업은 삼성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삼성은 이날 양준혁과 진갑용, 박진만 등 간판 선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뺐다. 대신 조영훈과 조동찬 등 젊은 선수들로 채웠다. 1.5군 선수들이다.

선동렬 감독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뒤 “주전과 후보 선수의 기량 차가 줄어야 우승에 다가갈 수 있다”며 전력 평준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비주선급 선수들을 기용할 경우 당장 성적은 안 좋을지 몰라도 미래를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구단 고위층에 양해까지 구했다. 그 결과 올 시즌 오정복과 이영욱 등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들이 힘을 보태면서 전력이 두터워졌다.

수비를 앞세운 포지션별 가용 자원이 많아지면서 감독의 선수 기용 폭도 넓어졌다. 조동찬은 2루와 3루, 박석민도 3루와 1루를 번갈아 본다. 내·외야를 넘나드는 선수도 꽤 있다. 강봉규, 박한이, 이영욱, 오정복 등 외야 자원은 차고 넘칠 정도다.

이처럼 주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량이 향상되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다. 영원한 유망주로만 여겨졌던 조동찬과 조영훈이 각각 타율 0.299와 0.347을 기록하며 타선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장타력을 책임진 박석민-최형우-채태인 삼총사도 팀 홈런(72개)의 43%인 31개를 합작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다가 된서리를 맞고 팀에 잔류한 박한이는 붙박이 외야를 후배에게 내줄 뻔했으나 올해 타율 0.321에 7홈런, 43타점을 기록하며 부활했다.

타율 0.315에 7홈런, 29타점을 쓸어담은 2년차 오정복과 타율 0.289에 팀 내 최다인 19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3년차 이영욱의 성공을 보며 2군 선수들의 사기가 충만한 것도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마운드도 비슷하다. 마무리 오승환이 부상으로 그동안 제 역할을 못했고 권오준이 이탈했지만 별로 티가 나지 않는다. 정현욱과 권혁, 안지만이 있어 든든하다. 정인욱 임진우 등 롱릴리프도 선발투수가 일찍 물러나도 너끈히 메워준다.

예전과는 달리 뚜렷한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패기로 똘똘 뭉친 조직력으로 이기는 모습이 올해 삼성 야구의 특징이다.

유해길 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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