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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대강 사업’ 역지사지 정신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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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6-18 21:04:33 수정 : 2010-06-18 21: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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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현장에는 시민단체와 환경단체 사람들이 자주 온다. 거개가 논리가 정연하고 확신에 가득찬 사람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가끔 사리분별없이 일방적이고 안하무인적 언행을 하는 사람도 있다. 며칠 전에는 현장 근무자들에게 ‘당신은 매국노야‘라는 차마 입에 담지못할 말을 한 방문자가 있었다. 공사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고 그렇게 말했다. 그 근무자가 받은 충격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그는 병역 의무를 마쳤고, 꼬박꼬박 세금납부 잘하며 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데다 산업입국이라는 좌우명아래 회사일을 내일처럼 여기고 있다. 매국노라는 욕을 들을 일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최병습 한국수자원공사 건설단장
4대강 현장의 모든 근무자들은 우리네 친구요, 이웃이며, 자식들이다. 가정의 가장인 동시에 부모들이다. 애국자라고 칭찬받아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현장근무자들이 매국노라면 그 말을 한사람만 애국자이고 그 단체만 국가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 지 묻게된다. 성찰이 필요하다. 무슨 완장이라도 팔에 찬 것처럼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함부로 욕을 내뱉은 데서 적잖은 실망감을 느끼게 된다. 그들이 현장에 와서 주장하는 말 중에 귀담아 들을 것도 있지만 때로는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도 있다. 올 초 방문한 단체의 일원은 생태공원에 대해 “사람들이 한명도 안 다녀야 한다. 자연 그대로 두도록 철조망을 치자”고 했다. 듣기엔 그럴듯하지만 지나치게 이상적이다. 공원은 사람들에게 개방돼야 한다. 사람을 위해 공원이 있는 것이다. 생태하천을 조성한 후 철저히 관리,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도록 하는 게 우리의 할 일이다. 잘 만들고 환경친화적인 재료와 공법을 사용하고, 유지관리를 인간친화적으로 하는 것은 기본이다.

어떤 정책이든 추진 과정에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찬반을 말하는 것은 필요하다. 4대강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환경·시민단체들의 말에도 일리가 있는 것이 있다. 현장에서도 그들의 주장과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강을 살리려는 마음은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50년 100년, 아니 더 먼 미래를 내다보고 이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환경친화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만 과거 한강개발처럼 20년도 안돼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일이 없을 것이다.

우리 하천은 유로가 짧고 경사가 급해서 갈수기에는 수량부족으로 오염이 심화되고, 누적된 퇴적토 등으로 강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생물 개체수가 줄어들고 생태와 습지가 훼손되며 물부족으로 매년 가뭄과 홍수피해를 겪고 수조원의 복구비용이 투입되고 있다. 하천 주변이 방치돼있어서 선진국처럼 물을 충분히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문화 레저 공간도 부족하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하천 바닥을 준설해 퇴적된 토양을 제거하고 동시에 이수와 치수의 안전도를 높이는 공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장이나 위에 암이 생기거나 병이 나서 수술과 치료를 받는 과정에 피가 나자 나쁘다고 하고 수술을 그만두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그 사람을 살릴 수 없을 것이다.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일부 광역단체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선거에서 이겼고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기에 반대의견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농경지를 복토하고 배수체계를 개선하는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은 농민들에게 너무나 필요한 사업이다. 농민 입장에서 보면 다르게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농민의 입장, 주민의 편에서 보고 듣고 행정하는 게 목민관이 아닌가 한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민주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영산강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수량이 크게 부족하고 오염이 심각하므로 영산강 개발사업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정가다운 소신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물은 묵묵히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역사도 그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오늘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은 다 역사로 남을 것이다. 강을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하고 사람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병습 한국수자원공사  건설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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