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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복동의 경주용 자전거. |
영국 러지 화이트워스사 제품인 엄복동의 경주용 자전거는 1910∼14년 사이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자전거 전면 상표에 표기된 7자리 숫자 ‘1065274’를 통해 이 자전거가 영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세계적인 희귀 자전거임이 최근 밝혀졌다. 이 자전거는 또 국내에서 사용된 가장 오래된 자전거여서 체육사적·상징적 가치도 큰 것으로 평가된다.
엄복동은 1929년 은퇴하면서 이 자전거를 후배에게 물려줬다. 광복 전에 이 자전거를 갖게 된 박성렬이 6·25전쟁 당시 이를 둘러메고 피난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문화재청은 30일간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1977∼99년 개최된 ‘엄복동배 전국사이클경기대회’의 마지막회 개최일(1999년 8월 24일)을 기념해 오는 8월24일 문화재로 공식 등록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이밖에도 서울역사박물관이 소장한 ‘전차 381호’와 숙명여고의 전신인 명신여학교에 고종황제의 순헌황귀비 엄씨가 하사한 ‘명신여학교 태극기·현판·완문’도 함께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전차 381호는 일본차량회사에서 1929∼30년께 제작한 길이 13.66m, 너비 1.8m, 높이 6.19m의 차량으로, 1930∼1968년 서울 시내를 실제로 운행한 전차다. 명신여학교 태극기와 현판은 순헌황귀비 엄씨가 자신이 1906년 설립한 명신여학교에 하사한 것이며, 완문(完文, 조선·대한제국 때 관청이 발급한 승인문서)은 1907년 5월 영친왕궁에서 명신여학교에 토지를 하사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서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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