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바다에서 건진 우리역사] <3> 수중발굴 위한 잠수와 첨단과학기기

관련이슈 바다에서 건진 역사

입력 : 2010-05-25 17:37:59 수정 : 2010-05-25 17:37:5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첨단 과학장비 도움 없인 바닷속 유물 영원히 묻혀버려
스쿠버·표면공기공급장치 이용 잠수사들 해저보물 건져올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의 서해 바다는 국내적으로는 조운선의 이동 경로였으며, 중국과의 사신왕래나 무역을 하기 위한 바닷길이었다. 배의 이동이 많았기 때문에 조난사고도 자주 있었다.또한, 수심이 얕고 갯벌이 발달해 침몰한 배의 잔해물들이 바닷속 갯벌에 묻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역사적 자연적 환경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수중발굴은 대부분 서남해안에서 이루어졌다.

바닷속 유물은 일단 발견되고 나면 빠른 시일 내에 인양해야만 한다. 서해의 급한 조류에 의해 떠밀려 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유물은 잠수사가 직접 물에 들어가 건져 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바닷 속이라는 환경으로 인해 정보전달과 탐사의 어려움, 10m당 1기압씩 증가하는 수압, 서해안의 갯벌로 인한 시야 확보의 어려움 등 크고 작은 장벽들이 해양유적의 실체를 밝히려는 노력을 가로막고 있으며,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유적지가 숨겨져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잠수 도구와 기술의 발전이 꾸준히 이어져 오면서 점차 극복해 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잠수기법과 함께 새로운 장비의 개발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1943년 프랑스 해양탐험가 자크이브쿠스토(Jacques-Yves Cousteau·1910∼1997)는 수중자가호흡장치(Self-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 SCUBA)를 개발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쿠버 장비다. 스쿠버 장비의 개발로 인해 잠수 시간이 길어지게 됐다. 또한 잠수사는 공기통을 직접 등에 매고 바다에 들어가게 되면서 활동범위의 제약을 받지 않아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졌다.

최근에 와서는 공기 중 질소의 비율을 낮추는 대신 산소의 비율을 높인 나이트록스라는 기구가 만들어져 잠수병의 위험을 덜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공기에 산소와 헬륨 가스 등 불화성 혼합기체를 섞어 사용하는 트라이믹스 다이빙 기구도 개발됐다. 나이트록스와 마찬가지로 잠수사에게 치명적인 잠수병을 막아주는 장치들이다. 하지만 모두 3000만 원이 넘는 고가일 뿐 아니라 사용법 또한 어려워 특수 교육을 받아야만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수중 발굴 현장에서는 나이트록스나 트라이믹스 다이빙 고가의 장비는 쓰지 못하고 있다. 

수중발굴은 기본적인 스킨스쿠버 장비와 표면공기공급장치를 혼용, 사용하고 있다. 잠수사는 물의 침투를 막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잠수복을 입고 호흡기를 매고 입수한다. 호흡기는 표면에 있는 선박에서 동력을 이용해 공기를 압축한 후 공급해주는 표면공기공급장치와 고무호스로 연결되어 있어 잠수사의 호흡을 돕는다. 때문에 잠수사의 활동 구역은 연결된 호스라인 안으로만 한정된다. 또한, 잠수사의 안전 여부를 살피고 위험 요소를 통제하기 위해 수중 통신장비를 통해 연락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수중발굴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첨단 과학기기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수중고고학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함께 뒷받침돼야 하는 발전할 수 있는 영역이고, 고가 장비가 많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중발굴에서 첨단기기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수중고고학이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총아’로 여겨지는 이유다. 잠수사가 바닷속에서 유물 인양작업을 하고 있다.
발견 유물에 대한 인양은 잠수사에 의해 이루어지더라도, 어디에 어떤 유물이 있는가에 대한 수중탐사는 장비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수중문화재 탐사장비는 측면주사음파탐지기(사이드스캔소나 Side Scan Sonar), 음향측심기, 다중빔음파탐지기(Multibeam Echo Sounder), 지층탐사기(Sub-Bottom Profiler) 등 각종 장비를 이용한다. 대부분 음파를 이용해 해저 지형이나 유물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측면주사음파탐지기는 해저면을 광학사진처럼 수평 촬영해 음영상화를 만드는 시스템이다. 통상 저주파수인 25, 27, 50kHz를 사용하는 사이드스캔소나는 수중에서 멀리까지 음파를 보내 넓은 범위를 조사하기에 저당하다. 반대로 300, 500kHz의 고주파수를 사용하는 사이드스캔소나는 좁은 범위를 조사할 수 있지만 고해상도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으며 수십㎝의 목표물까지도 구분해 낼 수 있다. 이 같은 고해상도의 시스템은 조사범위가 단지 수백 미터에 불과하기 때문에 침몰선이나 심하게 부식된 목표물 탐색에 사용한다. 현재 수중탐사는 주로 100kHz 정도의 중주파수 사이드스캔소나를 사용하고 있다.

수심 측정은 음향측심기를 이용해 측량하지만 사이드스캔소나를 이용할 수도 있다. 소나에서 발사한 음파가 어떤 지점과 부딪쳐 다시 돌아오는 것을 반사파라고 하는데, 해수면 반사파와 해저면 반사파를 종합하여 조사지역의 측심 측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양순석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다중빔음파탐지기(멀티빔에코사운더 Multibeam Echo Sounder)는 주로 해저지형조사를 위해 사용한다. 측면주사음파탐지기와 달리 3차원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장비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한 번 음파를 발사해 가로 방향으로 수심의 7배가 되는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음파를 발생하는 음원 발생장치의 구경이 작아 보다 정확한 해저지형자료를 얻을 수 있다. 이같이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자료 취득 당시의 해저 상황이나 해수의 불 균질성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기록되어 자료해석에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자료취득의 매개변수(위치보정, 음파속도 등)들을 자료취득 과정에서 보정을 하면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층탐사기는 음원을 발생시키는 원리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의 탐사장비가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 충격을 이용한 스파커시스템(Sparker System)과 압축공기를 이용한 에어건시스템(Air-Gun System)은 비교적 저주파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심부 지질구조를 알고자 할 때 사용한다. 3.5 kHz의 주파수를 이용하는 지층탐사기(Sub-Bottom Profiler)는 지질구조를 연구할 때 사용하며 해저 지층에 매장된 유물을 찾아내는데 사용한다. 취득된 자료는 음원에서 수신기까지의 거리 차이 및 다양한 잡음에 의해 왜곡된 이미지를 보여주게 돼 이에 대한 보정은 필수적이다.

양순석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