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2500년간 인류의 스승 된 석가모니… 그의 생애와 가르침 생생히

입력 :

인쇄 메일 url 공유 - +

전세계 부처 전기 중 걸작으로 꼽혀…법정스님 입적 직전까지 번역·교정
생애 뿐 아니라 시대·사회상까지 고증…불교 사상의 뿌리 들여다 볼 수 있어
“나 자신 부처님의 제자로 험난한 세상을 살면서 제 1계로 살생금지를 받들며 살아왔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계율을 몰랐다면 얼마나 많은 허물을 지었겠는가. 불타 석가모니의 가르침이 지닌 감화력으로 불타 사후 250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중략). 삶의 기준이 없다면 아무렇게나 살아갈 것이다. 여기 불타의 전기로서 가장 뛰어 난 작품이라 평가받는 와타나베 쇼코의 ‘불타 석가모니’를 재출간하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다.”

-2010년 봄 法頂

불타 석가모니/와타나베 쇼코 지음/법정 옮김/문학의 숲/1만6800원

와타나베 쇼코 지음/법정 옮김/문학의 숲/1만6800원
지난 3월11일 입적한 법정스님이 입적 2주 전에 이 책의 번역 의미를 설명하면서 말한 대목이다. 법정은 생전에 불교의 가르침을 담은 산문집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지만 훌륭한 번역가로도 유명하다.

법정은 번역저서 서문에 이렇게 밝히고 있다. “그 사람을 모르고 그의 사상이나 가르침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불타 석가모니의 경우처럼 그의 삶이 곧 그 사상을 나타낸다면 더욱 그렇다. 지난 2500년간 인류의 스승으로 많은 이들을 깨달음으로 인도한 불타 석가모니가 어떤 생을 살았으며 그의 가르침이 무엇인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우선 불교 공부의 시작이다.”

법정은 이 책에 큰 애착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입적 직전까지 옛 번역서를 다듬고 서문을 다시 쓰고 마지막까지 교정을 봤을 정도로 열정을 바친 번역서가 이 책이다.

법정은 서문에서 “2500여 년전에 살았던 한 인간의 생애를 이제 와서 펼쳐보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전의 (불타의)전기들은 대부분 전설적이고 신화적인 데 치우쳐 있었다. 석가모니에게 감히 접근할 수 없도록 우상화 또는 신격화시켜 놓았다.”면서 “이런 입장에서 저자는 다른 불타 전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투철한 안목을 열어 보였다. 이것이 여러 불타 전기 중에서 선뜻 이 책을 고른 이유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아가 “종종 요즘 전기들은 지금의 사고 방식에 따라 합리적으로만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종교의 본질을 놓치고 만다”고 지적했다. 법정은 원저서의 의미에 대해 “석가모니 한 사람의 생애만을 조명하기 위해 쓴 편협하고 연대기적인 전기가 아니다.”면서 “석가가 살았던 시대와 그때의 사회상, 여러 종교와 사상계의 움직임, 나아가 석가모니에게 감화를 받은 제자들의 생활 규범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 불교 사상의 뿌리를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책의 원저자 와타나베 쇼코는 1930년 도쿄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했으며 인도철학과 불교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와타나베 쇼코는 힌두어, 산스크리트어, 팔리어에 능했던 일본의 불교학자다.

그는 1966년 일본의 출판사 ‘대법륜각’을 통해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쓴 ‘신석존전’을 냈으며 법정은 책 이름을 ‘불타 석가모니’로 바꿔 번역 출간했다.

법정은 한문 경전을 한글로 번역하는 동국역경원의 초창기 멤버였고 스님이 번역한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타’등은 여전히 불교계에서 잘된 번역으로 알려져 있다.

원저서는 전세계적으로 쏟아져나온 부처 전기 가운데 부처의 생애와 당시 시대상, 사상의흐름, 문화적인 경향을 종합적으로 다루고 철저한 현장 답사까지 거친 가장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전기다.

책에는 법정스님의 유지를 받든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의 인지가 붙었다. 

◇불타 석가모니가 철저한 고행과 수련으로 배와 등뼈가 달라붙어 있는 모습을 제자들이 그린 그림이다.
문학의 숲 제공
법정스님은 입적 후 발표된 유언에서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맑고 향기롭게’에 줘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토록 해 달라. 그러나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으려 하니 부디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달라”고 썼다.

450쪽에 달하는 ‘불타 석가모니’는 총 38장으로 이루어졌다. 책은 ‘자타카’에 등장하는 그의 전생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이 생에서의 탄생, 성장, 결혼, 출가, 고행, 그리고 깨달음, 가르침, 열반에 이르기까지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마다 부처의 전체적인 삶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사건들이 상세한 해설과 함께 영화처럼 펼쳐진다.

1장에서 8장까지는 태어나서 출가하기까지의 과정이다. 그의 위대한 깨달음이 결코 이번 생에서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전생에서부터 쌓아 온 덕과 지혜의 결과임을 알 수 있도록 전생 이야기가 먼저 등장한다.

그리고 그의 의식에 뿌려진 전생의 씨앗들이 작용해 어린 나이에 이미 삶의 본질에 대해 고뇌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9장에서 12장까지는 안락한 왕궁의 삶을 떠나 출가한 뒤 당대의 유명한 영적 스승들을 찾아다닌 이야기로 펼쳐진다.

13장에서 16장까지는 명실공히 부처로서의 새로운 탄생이다.

그는 자신과 모든 생명을 가진 존재를 괴롭히는 생사의 윤회를 끊고, 다시는 태어남도 죽음도 없는 경지에 도달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불타 석가모니의 깨달음의 경지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오피니언

포토

김희애, ‘숏컷’ 변신
  • 김희애, ‘숏컷’ 변신
  • 나나 '상큼 발랄'
  • 서현 '화사한 꽃 미모'
  • [포토] 박하선 '벚꽃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