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처 = SBS>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처럼 속여 군 면제 판정을 받아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비보이팀 리더가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A 비보이팀 리더 황 모 씨는 4일 새벽 비보이팀 팬카페에 "사회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글로 시작되는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현재사건에 연루되어 있는 A팀 멤버는 저를 포함해 세 명"이라며 "제가 팀의 리더다 보니 제가 전수했다 또는 강요했다 등 많은 예상이 있는데, 처음 면제판정을 받은 건 제가 아니고, 그 분야 전문가도 아니다. 멤버들도 제게 전수받았다고 진술하지 않았다"고 잘못된 언론 보도를 정정했다. 이와 함께 "이번 불구속으로 인해 돈, 명예, A팀의 브랜드값어치, 스폰서, 직장은 물론 무료로 제공된 연습실도 잃게 되었다"고 전했다.
황 씨는 자신의 어려웠던 개인 사정을 밝히며 불법을 저지를 이유를 고백했다. 그는 "태어난 지 20개월 만에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셔서 어마어마한 빚을 상속받았다"며 "잦은 이사 덕분에 친구가 없었고 우울증이 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춤으로 이를 극복하게 됐다는 그는 비보이로 성장, 2001년 'Battle Of the Year' 출전을 결정지었으나, 대회를 두 달 반 정도 남겨놓고 입대 영장을 받았다. 결국, 황 씨는 병원에 입원하는 방법으로 입대를 연기한 뒤 대회에 출전, 'Best Show Award'를 수상했다.
"무언가 잘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고 당시 기분을 전한 그는 그러나 한국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영장을 받았다. 황 씨는 "당시 어리석게도 군대를 가면 모든 걸 잃게 될 거라 생각했다.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군 제대하고 춤 잘 추는 비보이들이 조금 있다. 그 친구들 볼 때면 차라리 일찍 다녀왔어도 왠지 지금 잘하고 있을 거 같다는 생각에 후회가 많이 든다"고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희는 이제 병역비리를 저지른 죄인이지만 어리석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제 삶의 과정 그리고 열정을 좋은 결과로 만든 만큼 조금만 좋은 시선으로 저희를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창피함을 무릅쓰고 이 글을 썼다"고 전했다.
황 의 글은 현재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로 옮겨져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사정은 안타까운데, 입대하는 사람 중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정말로 어머니를 위한다면 이러면 안 됐다"며 쓴소리를 남기지 않았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3일 정신질환자 행세로 병역을 면제받거나 공익판정을 받은 비보이 9명에 대해 병역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디시뉴스 한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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