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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같던 소·돼지 생매장하고나니 막막”

관련이슈 구제역 확산 '비상'

입력 : 2010-04-22 23:48:39 수정 : 2010-04-22 23: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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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가들 전전긍긍 “자식같이 키우던 돼지와 소를 모두 땅속에 묻고나니 정말 허탈하네요. 하루 종일 손이 떨려 하늘만 쳐다봤습니다.”

22일 오전 의심 돼지가 구제역에 걸린 것으로 확인된 충북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 일대는 주민들이 내뿜는 한숨 소리와 불안감으로 가득했다.

구제역 발생 농장에서는 돼지와 소를 파묻느라 포클레인과 트럭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방역당국은 이날 구제역 발생 농장 주변 500m 이내에서 사육 중인 가축 2997마리를 우선 살처분했다. 전염성이 강한 돼지가 감염 대상임을 감안해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반경 500m에서 3㎞로 확대했으며, 이에 따라 94개 농가 1만2620마리의 추가 살처분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감염 농가 마을 입구에는 이날 아침 일찍 이동통제초소가 긴급 설치됐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직원 20여명이 외부 차량의 출입을 막고 방역작업을 벌였다.

주민 최원웅(49)씨는 “김포·포천에서만 구제역 발생 소식이 있더니 어떻게 내륙까지 전염이 됐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다른 축산 농가에도 이미 퍼진 것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허탈해 했다.

이날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강화군 불은면 덕성리 농가는 구제역이 최초로 발생한 강화군 선원면 금월리 한우 농가에서는 6.5㎞ 떨어져 있어 경계지역(반경 3∼10㎞ 사이)에 해당하는 곳이다.

농장 주인 주모(67)씨는 “강화에서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밖에 다니지도 않았는데 이런 탈이 났다”며 어쩔 줄 몰랐다.

강화군은 이날 해병대 청룡부대 장병과 가축방역관 등을 동원 주씨 농가 주변 반경 500m 내 7개 농가 소와 돼지 129마리을 살처분했다. 또 농가 주변에 이동통제소 3곳을 추가로 설치하고 방역작업을 벌였다.

강화와 충주에서 구제역이 연이어 발생하자 인근 자치단체들은 질병 확산을 우려해 긴급 방역작업에 나서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충남도는 긴급 예비비 10억원을 방역예산으로 배정하는 한편 충주와 인접한 천안과 연기에 각각 두 개의 방역초소를 설치했다. 도는 전날에도 경기도와 인접한 당진군 송악·당진·삽교나들목과 홍성군의 홍성·광천나들목에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16개 시·군이 보관 중인 소독약품 1500t을 농가에 긴급 배포했다.

전북도는 모두 13억원을 투입해 모두 32곳에 소독초소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며, 사육농가 소독 작업을 주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늘렸다.

인천·대전·충주=이돈성·임정재·김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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