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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로 다시 태어난 소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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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3-31 09:44:24 수정 : 2010-03-31 09: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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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카 강변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고독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듯이 프랑크프루트를 거쳐 간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맥주와 춤과 노래로 아름다운 학생들의 도시, 아직도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 황태자의 첫사랑이 느껴지는 하이델베르크를 들려간다. 깨어진 사랑도 회복되어진다는 사랑과 낭만의 고도다.

늘 만족한 것만 있는 삶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짚신이 팔리면 우산이 안 팔리고 집값이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반기는 쪽이 있는가하면 그리 아니한 쪽이 반드시 있다. 그래서 사도바울은 ‘어떠한 형편에든지 자족하기를 배웠노라’고 하였는지 모를 일이다. 자신들만의 세상인양, 의기양양한 학생들의 자유분방함 뒤에는 학생감옥이 만들어 져야할 만큼의 상대적인 피해도 있었다.

사람의 얼굴 모습을 한 원숭이와 거울, 칼 데오도르동상(꼬리 안)

이곳엔 검은 숲(Schwarzwald)의 습지에서 시작하여 라인강을 연결하는 넥카강이 있고 강을 건너 시내로 들어오는 구교라고 하는 다리가 하나 있다. 바로 그 칼데오도르다리 옆에는 힘이 넘쳐 보이는 잘 생긴 원숭이 한 마리가 있다. 많은 전설을 만들어 내기에 여행객들의 발목을 잡는다. 그리고 함께 사진을 찍게 만든다.

그리하면 대학도시에 걸 맞는 지혜의 동물이기때문인지 시험을 잘 치른다고도 한다. 침해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그 놈(?)을 만지면 정력도 세어진다고 한다. 어느 교수의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그리 중요하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의인화된 원숭이의 모습에서 시민들과 대학생들의 자만 뒤에 가려져 있는 아픔 같은 것을 느낄 수가 있다.

그 기에는 자신을 멸시하듯 쳐다보는 사람들을 향해 ‘하이델베르크에는 나와 같은 늙은 원숭이들이 많을 텐데, 왜? 그렇게 나를 훌 터 봐!’라고 적혀 있다.  먼저 자신이 들고 있는 거울을 통해 너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잘 생긴 나를 보라는 것 같다. 나만의 세상인 것 같은 교만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남겼는지를 되돌아보라고 한다. 자신에게 도취되어 자신을 잘 모른 체 살아가는 우리에게 “너 자신을 알라!”라고 외치고 싶어,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곳에 원숭이로 다시 태어났나보다.

여행은 고생 가운데서 얻어지는 누구도 대신해서 만족시켜 줄 수 없는 즐겁고 행복한 자족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여유다.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만남을 통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는 시간이다. 좋은 생각과 긍정적인 용기는 나를 변화시킬 힘이 있다. 그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모습으로 힘차게 현실로 돌아가자. 사진만 찍는 여행이 아니라 소크라테스가 말한 것처럼,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만큼 자신을 냉정히 되돌아 볼 수 있을 작은 고민을 즐기면서….

민형석 독일통신원 sky8291@yahoo.co.kr 블로그 http://blog.daum.net/germany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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