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인하대병원 등에 따르면 해군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사고 당일인 지난 26일 오후 11시쯤 인하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배가 가라앉아 인하대병원 쪽으로 8명이 후송될 것”이라는 전화연락을 해왔다.
인하대병원은 2004년 국군수도병원과 진료협약을 맺어 군 치료가 가능하고 헬기장 등 시설도 갖추고 있어 부상자의 응급치료가 가능해 그동안 줄곧 부상병들을 치료해 왔다.
이에 따라 병원 측은 외과계 의료진 등을 비상대기시키는 등 혹시 모를 긴급 상황에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헬기장에서 응급실까지 구급차가 바로 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의료진도 대기시켰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20여분쯤 뒤 다시 전화를 걸어 “우선은 국군수도병원으로 가게 됐고, 추후 변경이 될 수 있다”며 “또 연락하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실제 부상병들을 싣고 인천으로 온다던 헬기는 인천에서 50여㎞ 떨어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후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의 한 관계자는 당시 해군 관계자에게 “‘환자 상태가 안 좋으냐’고 물었더니 ‘다양하다’고만 한 뒤 변경 이유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면서 “군부대에서 치료준비 요청 후 환자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당국이 천안함 부상자들이 일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경우 사고 당시 ‘민감한 상황’ 등이 언론 등 외부에 알려질 것을 우려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원=김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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