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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운대' |
'1000만'은 영화인들에게 '꿈의 숫자'다. 그러나 한해 개봉한 한국 영화들 중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작품은 불과 20% 내외다. 과연 100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부르는 힘은 무엇일까. 오는 31일 방송되는 KBS '수요기획'에서는 흥행 영화를 집중 조명하여 몇가지의 공식을 찾아냈다.
국내 흥행 영화들은 주로 시나리오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때문에 우리나라 천만관객 돌파 영화 5편은 모두 비극이다. '내가 네 아빠다'를 두 번이나 외치는 '해운대'의 박중훈과 '아파트 사 놓을테니까 기다리고 있어'라는 대사를 5번이나 한 '국가대표'의 하정우. 국내 정서상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 위한 장치다. 한 영화 관계자는 "우리나라 관객들은 (영화를 볼 때) 울어야 돈이 안아깝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 흥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케팅이다. 보통 개봉 4주전에 영화 마케팅 전쟁이 시작된다. 스타급 배우가 주인공인 영화는 관객들에게 보다 쉽게 어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영화들은 포스터와 예고편으로 강렬한 첫 인상을 줘야한다. 개봉 일을 앞두고 가능한 사회·문화적 이슈가 없는 날을 골라 각각 포스터와 예고편을 차례로 공개한다.
무엇보다도 영화는 입소문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영화들은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퍼뜨리기 위해 특별한 전략을 세운다. 보통 입소문은 시사회를 통해 시작된다. 보통 개봉 2주일 전 배급·언론 시사회를 하고, 이후 일반 시사회를 갖는다. 언론의 호평도 중요하지만 시사회에 참여한 5만명이 '재밌다'는 입소문을 퍼뜨리는 것이 가장 강점이다. 물론 입소문이 나려면 그만큼 작품이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또한 개봉관을 확보해 관객들이 쉽게 영화에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흥행작인 '의형제'는 극장 550개를 확보하는 데 성공, 이러한 전략에 의해 첫주 주간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던 '아바타'를 물리치는 기염을 토할 수 있었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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