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닷컴] 비록 본격적인 가수로서의 변신은 아니지만, 톱 레이싱모델 구지성이 가수 데프콘 앨범 피처링에 '깜짝' 참여하면서 레이싱모델들의 연예계 진출에 대한 의견이 또다시 분분해지기 시작했다.
레이싱모델들은 레이싱 서킷 뿐만 아니라, 모터쇼, 출사 등은 물론 각종 전시장을 통해 대중들과 만났고, 여기서 찍힌 많은 사진들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며 인지도를 올렸다. 적게는 수백명부터 많게는 수만명까지 팬을 이끌고 있는 이들은 이를 바탕으로 가수, 연기자, 방송인 등으로 연예계에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렸다.
이들이 주로 롤모델로 삼는 이는 오윤아. 2000년 열린 레이싱모델 선발대회를 통해 데뷔한 오윤아는 이후 2004년도에 브라운관에 데뷔해 다양한 드라마에 나왔고, 2006년도에는 SBS연기대상 미니시리즈 부문 조연상을 수상했다. 또 최근에는 KBS2TV '공부의 신'에 출연해 결혼 후에도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오윤아 이후 방송가에는 레이싱모델들의 출사표가 이어졌다. 홍연실, 서다니, 최혜영은 물론 '대세'라는 별명이 붙었던 이선영, 김유림, 김유연, 김시향 등이 연기자로 나서기 시작했고, 박수경, 조세희, 엄지언은 그룹 티아라를 만들어 가요계에 출사표를 냈다. 또 '스완' 멤버였던 허윤미를 비롯해 김하니, 강하나, 추미정, 정은주 등이 가수로 변신했었다. 강현주, 이지우, 방은영, 이규리 등은 MC로도 나섰다.
그러나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제대로 연예계에 진출한 사례는 없다. 김시향이 케이블에서 선전하며 공중파 진출을 노렸지만 실패했고, 가요계는 현재 정은주 만이 선정성을 무기로 이목만 집중시킬 뿐, 가수로서 대접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가요계에 출사표를 낸 이들은 거의 레이싱모델로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결국 오윤아 이후 모든 레이싱모델이 연예계에 진출하지 못한채 '진출 예정'에서 고배를 마시고 레이싱모델 일을 다시 하거나, 아예 사라져버린 것이다.
레이싱모델 관계자들이나 연예계 관계자들은 이들이 연예계 문을 두드리는 과정에 있어 인식과 순서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노래든 연기든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이들도 도전하기 힘든 마당에, 연예계와 전혀 다른 레이싱모델계의 인지도를 가지고만 진입하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계에 진입하려는 레이싱모델들은 이미 수천명 이상의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스스로가 스타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대접을 받고 시작하려니 마찰이 안생길수 있겠나"라며 "사진 등으로 인해 몇몇 팬들에게나 먹힌 끼를 가지고, 수십~수백 만명이상이 시청하는 방송에 진출하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레이싱모델을 데리고 방송계에 진입하려는 소속사만 봐도 알 수 있다. 대형 기획사나 연예계에서 인정받은 기획사가 몇이나 있나. 그냥 레이싱모델들을 자극적으로 노출시켜 한탕 해보려는 이들이 많다. 결국 준비되지 않은 채로 업계 인지도만 믿고 연예계에 덤벼봐야 레이싱모델들만 피해를 입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연예계 진출이 좌절될 때 레이싱모델로 다시 돌아오는 것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다. 그리고 이같은 이야기가 거의 매년 반복되는 것에 대해서도 불쾌해했다.
한 레이싱모델은 "연예계 진출을 하려면 제대로 한명이라도 빨리 진입해야 '레이싱모델 연예계 진출'관련 이야기가 쏙 들어갈 것 같다"며 "연예인이 되려는 모델들은 준비를 잘해 다른 모델들까지 '연예계 환상 가지고 있는 이'들로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세계닷컴 DB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블로그 http://back-enter.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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