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심영기의 ‘신의 대화’] 우리 몸에도 ‘나비효과’가 있다

관련이슈 심영기의 신(身)의 대화

입력 : 2010-03-21 22:42:55 수정 : 2010-03-21 22:42:55

인쇄 메일 url 공유 - +

재채기하다 허리 삐끗… 평소 자세 불량 탓
각선미 뽐내려 하이힐 즐겨신다 다리엔 부종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서울을 향해 달리던 차량의 운전자가 대전 부근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어떻게 될까? 교통물리학 측면에서 본다면 약 200㎞ 떨어진 경주에서 차량 정체가 생길 수도 있다. 주행 중 갑작스럽게 브레이크를 밟거나 차선을 변경하면 뒤따르던 운전자들도 연쇄적으로 속도를 줄이게 되고, 이 때문에 어느 지점에서는 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본 운전자라면 전방에서 사고가 난 것도 아니고 병목구간이 아닌데도 도로가 꽉 막혔던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일종의 ‘나비효과’라 할 수 있다.

나비효과는 브라질에 있는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미국 텍사스에서 토네이도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이다. 즉,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예측불허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어찌 보면 최근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도 우리가 무심코 한 행동들이 지구온난화를 부추겨 생긴 결과일 수도 있다.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2100년에는 투발루 같은 저지대 섬나라가 사라지고, 세계 인구의 10%인 6억명 이상이 집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인간과 지구, 우주 전체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동서양 철학·과학의 이념들이 현실화된 느낌이다. 

심영기 연세SK병원 대표원장
이런 나비효과는 우리 몸에서도 흔하게 발생한다. 가령 재채기를 하다가 허리를 삐끗하는 사람도 있다. 원래 정상적인 척추는 그까짓 재채기쯤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평소 자세 불량, 운동 부족 등으로 척추가 비정상적으로 휘거나 약화돼 있는 경우라면 이런 예상치 못한 작은 충격에도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각선미를 뽐내려고 하이힐을 즐겨 신다가 오히려 다리를 드러내지 못할 수도 있다. 온몸 구석구석을 순환하는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종아리 근육이 펌프질을 제대로 해야 한다. 하지만 하이힐을 신으면 종아리 근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돼 혈액이 중간에 정체되거나 역류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다리혈관이 부풀어오르고 꼬여 보기 흉해질 뿐만 아니라 통증까지 생길 수 있다.

또 스트레스도 몸의 항상성을 저하시켜 크고 작은 질병을 유발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를 막기 위해 부신피질에서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코티솔의 농도가 높아지면 식욕이 증가하고 지방이 축적된다. 결국 만병의 근원인 비만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또 혈관에 콜레스테롤 침투도 더 심해져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부신피질이 제 기능을 못하면 코티솔도 분비되지 않아 만성피로나 불면증 등을 겪게 된다. 인간이든 자연이든 조화와 균형이라는 패러다임에 더욱 신경써야 할 것 같다.

심영기 연세SK병원 대표원장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황금 골반 뽐내’
  • 있지 유나 ‘황금 골반 뽐내’
  • 채수빈 '완벽한 미모'
  • 이은지 ‘밥값은 해야지!’
  • 차주영 '완벽한 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