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닷컴] 남성 4인조 아이돌그룹 포커즈(F.cuz)가 남자가 되어 돌아왔다. 각각 89년생, 90년생, 91년생, 92년생인 이들은 어느 새 풋풋한 느낌을 지워버렸다. 노래 뿐만 아니라 의상, 안무 모두 180도 달라졌다. 스스로들 이를 승부수라 말한다.
멤버인 진온(김진철), 이유(이승현), 칸(최영학), 예준(심예준)은 지난 1월 발표한 데뷔곡 '지기'(JIGGY)에 대해 스스로들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이번 곡 '노원'(NO ONE)에 대한 애착과, 활동에 대한 각오가 대단했다.
"사실 '지기' 활동 당시 마지막 방송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눈앞이 캄캄했어요.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지도 못했거든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지기'라는 곡으로 큰 반응을 얻지 못해서, 하루빨리 다른 곡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지라는 각오를 했어요. 그래서 '지기'의 마무리 소감은 시원섭섭해요" (진온)
"'지기' 활동 때 아버지(설운도)가 많이 불안해하셨어요. 저희가 활동하는 것에 대해 도움을 많이 주시기도 했지만 칭찬에 많이 인색하셨거든요. 저희가 '노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아버지께 들려드렸는데, 이번에는 아버지가 불안해하시지 않더라고요. (웃음) 아버지와 '일요일일요일밤에' 촬영장에서 처음 노래와 안무를 보여드렸는데, 마지막에 하시는 말씀이 ''지기'때는 조금 그랬는데, 이번에는 사고 한번 낼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사실 '지기'는 아예 별로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이유)
이번 곡 '노원'은 비스트의 '미스터리' 언터처블의 '가슴에 살아' 등을 만든 작곡가 강지원의 작품으로 일렉트로닉 댄스곡이다. '지기'와는 음악적으로 완전히 다른 것은 물론 안무 역시 단순히 몸으로 보여주는 동작 뿐만 아니라 강한 느낌을 주는 눈빛 연기가 포인트다.

"강한 노래이긴 하지만 이별 이야기에요. 이별 후에 아파하며 괴로워하지만 이를 통해 독해지고 강해지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내용이죠. 그러다 보니 독해진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 했죠. 또 여섯 트랩으로 구성한 이번 앨범에서 의상도 컬러플하게 변했고 미니앨범을 보시면 알겠지만 화보도 멋지게 찍으려 했죠" (예준)
"사실 저희가 '지기'라는 곡으로 활동을 할 때 팬들이 좋아할만한 계기를 만들지 못했어요. 곡도 한 곡이고 주로 가요프로그램에서 활동하다보니 소통을 계기가 없었죠. 이번에는 여섯 곡이고 화보도 나오기 때문에 조금 더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앨범을 보시면 알겠지만, 저희가 소년에서 남자로 바뀌었죠. '지기'라는 곡이 중학교 생활이라면, 이번 곡은 고등학교를 진학한 거에요. 그리고 다음은 대학으로 진학해야죠" (이유)
"'지기'때와 비교하면 짧은 시간안에 확 바뀌었죠. 대중들이 보기에 '어!'라기 보다는 '우와!'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지기'때의 한(恨)이 들어간거죠. 저희 앨범은 독기가 가득 품은 느낌이 들꺼에요 (웃음)" (칸)
장신의 키를 자랑하며 '모델돌'로 불리는 이들이기에 데뷔 후에는 외모로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89년생 리더 진온이 '아이돌그룹' 치고는 성숙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었다. "성숙한 외모때문에 더 친근감이 간다"고 말을 건네자, 진온은 남모를 고민을 털어놨다.
"처음에는 아이돌그룹을 해보자고 제안이 왔을 때 꺼려했어요. 외모에 자신이 없었거든요. 제가 너무 빨리 성숙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나이트클럽 웨이터가 놀러오라고 명함을 주기도 했어요. (웃음) 저희가 데뷔 후에도 팬카페에 가면 각각 재미있는 닉네임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만 없었어요.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죠. 그래서 발악을 했어요. 귀여운 척도 하고 이쁜 척도 하고요. 그랬더니 팬들이 늘어나더라고요" (진온)
데뷔 후 관심을 모으게 한 '모델돌'이라는 닉네임은 이들에게 한편으로는 부담이기도 했다. 그만큼 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써야했기 때문이다. 그때문에 노래와 팀 전체의 컬러가 부각되지 못하는 단점도 존재했다.
"방송활동 하기 전에 이미 '모델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니까 부담되더라고요. 신인그룹 포커즈로 불리우고 싶었거든요. 그러다보니 걷는 것부터 외적인 행동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하더라고요. 어느 때 숙소에서 멤버들이 거울보고 연습하는 거 보면 가관이에요. (웃음). 그렇다고 경쟁을 벌이는 것은 아니에요. 이게 제가 제일 아쉬운 부분인데 그룹에서 선의의 경쟁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없어요. 예를 들어 누가 춤을 잘 추면 그냥 그 친구는 춤으로 밀어줘요. 팀웍은 최고죠" (진온)
지금도 경쟁관계지만 이들이 데뷔할 시기를 전후해 남성 아이돌그룹이 봇물처럼 나왔다. 앞서는 비스트와 엠블랙이, 그리고 같은 시기에는 씨엔블루와 제국의 아이들이 동시에 나왔다. 그러면서 이들의 자신의 팀 인지도에 대해 현실적이면서 아쉬운 점수를 매겼다.
"저희끼리 한번 순위를 매겨봤어요. 현재 활동하는 분들 중에 우리는 순위가 얼마나 될까. 그 중 저희가 1위로 한 것이 비스트에요. 그리고 저희가 5위더라고요. 저희는 현장에서 반응을 보잖아요. 그런데 비스트 선배님들이 나왔을 때 팬들의 기가 장난이 아니에요. 저희가 겸손하기보다는 현실적인 면이죠. 그리고 아직 저희 팬 분들은 포커즈라는 그룹에 확 와주시는 것 같지는 않아요. 얼마 전에 스타제국 앞을 지나가는데, 저희 녹음실 앞에서 봤던 팬들 분이 그 앞에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 다음날 저희 녹음실 앞에서 다시 보이더라고요" (진온)
포커즈는 데뷔 후 한달도 안되어 대만 최대 음반사이자 중화권을 대표하는 씨드뮤직과 국내 가수 최초로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이들은 오는 4월 중국어 버전의 뮤직비디오 제작과 함께 일본 진출까지 모색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는 포커즈의 뮤직비디오가 화제가 되어 외국인 팬들이 제작한 '리믹스 버전'까지 나왔다.
"저희가 '지기'로 활동할 때 동남아 팬들이 '지기' 동영상을 많이 올려주셨어요. 인터넷 리플도 동남아 분들이 굉장히 많으셨어요. 국내 팬들보다 많은 셈이죠. (웃음) 해외에서 아직은 활동을 하지 않지만, 중국어 버전의 라이선스가 발매되고 본격적으로 활동할 기회가 곧 올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중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죠" (진온)
인터뷰가 진행된 11일 이후 이들은 음악방송을 통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며 기대치를 높였다. 그러나 18일 엠넷 엠카운트다운 리허설 도중 리더 진온이 '게실염'으로 쓰러져 멤버 3명만 무대에 올라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블로그 http://back-enter.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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