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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로, 아카데미 첫 여성 감독상

입력 : 2010-03-09 02:10:38 수정 : 2010-03-09 02: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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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트 로커’ 6관왕… 前남편 캐머런의 ‘아바타’ 제쳐
남·여 주연상에 제프 브리지스·샌드라 불럭 받아
영화 ‘허트 로커’를 연출한 캐스린 비글로(59) 감독이 미국 아카데미의 유리천장을 깼다. 비글로 감독은 제82회 아카데미에서 ‘아바타’를 제치고 6개 부문을 휩쓴 것을 비롯해 여성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감독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이번 오스카의 강력한 경쟁작이었던 ‘아바타’ 감독이 비글로의 전 남편인 제임스 캐머런이어서 그 의미는 더욱 컸다.

‘허트 로커’는 7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음향편집상, 음향효과상, 편집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다. 비글로 감독은 또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 리 대니얼스 감독 등을 제치고 감독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 감독이 됐다. 아카데미는 지난 82년 동안 소피아 코폴라, 제인 캠피언, 리나 베르트뮐러 등 3명을 감독상 후보에 올렸지만 이들 누구에게도 오스카를 안기지 않았다.

‘허트 로커’는 ‘블루스틸’(1990)과 ‘폭풍속으로’(1991) 등 굵직한 장르물에 천착한 비글로 감독이 손펜 주연의 ‘웨이트 오브 워터’(2000) 참패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이라크전에 투입된 미군 폭발물처리반(EOD)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린 전쟁영화로 폭탄 제거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주인공인 윌리엄 하사를 중심으로 이라크의 현재와 파병 군인들의 황량한 정신상태를 아울렀다. 비글로 감독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삶을 위협받는 파병 군인들에게 수상의 영예를 돌린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3조원 가까운 흥행 수익을 올리며 이번 아카데미에서 9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아바타’는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캐머런 감독은 ‘아바타’로 12년 전 11개의 오스카를 받았던 ‘타이타닉’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을 낳기도 했지만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전처 비글로 감독에게 밀려 미술상과 촬영상, 시각효과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하는 데 그쳤다.

남우주연상은 ‘크레이지 하트’에서 퇴물 가수 역을 소화한 제프 브리지스에게 돌아갔다. 1971년 ‘라스트 픽처스’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 아카데미 남우 주·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브리지스가 오스카를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더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10대 소년을 입양해 스타 플레이어로 키워내는 리 앤 역을 연기한 샌드라 불럭 역시 생애 첫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남우조연상은 ‘바스터즈:거친 녀석들’에서 독일군 정보부 대령 역을 소화한 크리스토프 왈츠에게 돌아갔고 여우조연상은 ‘프레셔스’에서 주인공을 학대하는 어머니 메리를 분한 모니크가 받았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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