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초상화는 1580∼90년 사이 알려지지 않은 화가가 그린 것으로, 여왕은 손에 꽃과 검은 물체를 들고 있다.
국립초상화미술관이 적외선을 이용해 초상화를 분석한 결과 이 검은 물체는 뱀인 것으로 나타났다. 뱀은 검은색 몸통에 초록빛이 나는 비늘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애초 화가는 뱀을 그렸지만 곧바로 꽃을 들고 있는 것으로 수정되면서 뱀 형상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뱀은 종종 지혜와 신중함, 합리적인 판결의 상징으로 사용되곤 하지만, 악마나 원죄의 개념과 연결되기도 한다. 갤러리는 “뱀의 이 같은 모호한 상징 때문에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큐레이터 타르야 쿠퍼는 “뱀과 함께 여왕의 초상화를 그린 것이나 이 그림이 남아 있다는 것 모두 드문 일”이라며 “왜 뱀이 처음 초상화에 그려졌는지, 뱀을 그리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었는지 등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쿠퍼는 “아마도 여왕이 지혜를 상징하는 뱀 형상의 보석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러나 다른 엘리자베스 여왕의 초상화에는 더 이상 뱀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그림은 1921년 이후 공개되지 않아 왔지만, 오는 3월 13일부터 런던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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