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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과 마음 다듬는 ‘心身一如’의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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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2-23 21:43:50 수정 : 2010-02-23 21: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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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암 감원 원택스님이 말하는 아비라 기도 “성철 큰스님께서 열반한 지 17년째인데, 어떻게 이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고 아비라 기도를 하러 오는걸까요. 사람들이 백련암을 찾는 이유는, 자기 기도와 참회는 스스로 해야 함을 가르쳤던 큰스님의 가르침이 가슴속에 남아 있기 때문일 겁니다.”

20년간 성철 스님을 가까이서 모신 백련암 감원 원택 스님(사진)은 백련암 아비라 기도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백련암은 성철 스님 때부터 신도들에게 축원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스님 축원에 따라 복이 생기고 죄가 사해지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셨다”고 했다. “오죽 못났으면 중이 요령을 흔들어주고 목탁 쳐주는 삯꾼 대접을 받겠나”고 일갈했던 성철 스님 가르침의 핵심은 자기 기도였다. 업을 사해주고 공덕을 쌓아주는 것은 스님이 아니라 자기자신의 몫이라는 것이다. 108배, 3000배를 하면서 스스로 “…게 살겠습니다” 하며 기도하라는 것. 지금도 백련암 아비라 기도는 스님이 배석하지 않고 수행자 중 입승(반장)이 기도를 이끄는 게 특징이다.

17년 전 입적한 성철 스님을 친견한 장년층 외에 최근엔 젊은 참가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채롭다. 이들 중에는 ‘성철스님 시봉이야기’(1, 2·김영사)를 읽고 백련암에 왔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성철스님 시봉이야기’를 펴낸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 상좌(제자)들이 운영하는 사찰들은 지금도 힘든 수행을 강조하는 탓에 신도가 늘지 않는다”며 웃었다. 대중화가 어려운 3000배를 중요시한 까닭을 물었다. “큰스님은 선방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건강을 해친다며 수좌 스님들에게 하루에 600배씩 하라고 했지요. 종일 앉아만 있으면 졸게 되니, 자는 것보다는 깨어서 걷는 게 좋다는 거지요. 아비라 기도만큼 육체적 충격을 주는 기도법이 없어요. 우리 몸의 나태를 고통 속에서 극복해내며 삶의 의지를 키우고 대중 속에서 마음 씀씀이를 다듬게 하는 심신일여(心身一如)의 수행이지요.”

2012년 3월11일은 성철 스님 탄생 100주년이다. “중앙조직 중심으로 운영되는 가톨릭과 달리 우리 불교는 인물(문중) 중심으로 운영되는 탓에 주지스님이 떠나면 사찰이 흔들리고 잊혀진다”고 아쉬워한 원택 스님은 “스님이 지향했던 생활불교 캠페인을 위해 하루에 한번 108배하기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남모르게 남을 도우라”는 말씀대로 자비심을 실천할 수 있는 자선운동과 함께 불교학자를 양성하고 불교선원을 지원하기 위해 87년 설립된 백련불교문화재단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합천=김은진 기자 jis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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