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란 주거니 받거니 대화와 응답이 오가는 상호 작용의 과정이다. 한 사람은 말하고, 한 사람은 경청하고, 그런 다음에 서로의 역할을 교환하는 것이다. 결국에는 말하고 들은 시간이 결국에는 비슷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과 대화를 함에 있어 경청자임을 자처해보라.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말하는 사람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고, 듣는 사람은 그것을 따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청이야말로 리더의 주요 자질이라 할 수 있다.
2010년이 새롭게 시작 됐다. 올 한해도 필자의 칼럼을 읽는 독자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래야 대한민국 행복지수가 더 높아질테니 말이다.
올 해 역시 수 많은 사람들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할 것이다. 주변에 '내 사람'을 두기 위해 꼭 필요한 대화의 기술 하나를 소개하겠다.
이를 실천하면 놀라운 결과를 스스로 느끼게 될 것이다.
“엄마, 나 이번 방학에 미국 다녀오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야, 이것아. 공부나 할 것이지, 너 이번에 반에서 몇 등했어? 그러고 어딜 간다는거야?”
“아니, 미국 가서도 여기 저기 다니면서 현장으로 부딪히는 공부할 수 있잖아. 정말 가고 싶단 말이야.”
“됐어,이것아! 집에 쳐박혀 공부나 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기 입장에서 대화하기 때문에 조화롭지 못한 대화의 평행선을 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위 대화에서 엄마가 딸의 경청자를 자처해, 진정 딸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더 생산적 대화가 가능했을 것이다.
“엄마, 나 이번 방학에 미국 다녀오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우리 딸, 미국 어딜 다녀오고 싶은거야? ”
“미국 동부 대학을 다녀오고 싶어요. 요즘 공부도 손에 잘 안 잡히고,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을 다녀오고 나면, 저도 나름대로의 동기 부여도 할 수 있을 것 같구요.”
“우리 딸, 잘 생각했다. 그러면 혼자 가는 건 위험하니 엄마랑 같이 갈까?”
“엄마, 너무 고마워요. 엄만 정말 최고예요”
두 대화를 비교해보면 엄마의 역할이 전자는 동등한 화자의 입장이지만, 지시형의 윽박 지르는 대화로 끝나버렸다. 하지만 후자는 엄마의 역할이 적극적 경청자로 적절한 반응뿐 만이 아니라, 대화의 흐름과 분위기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다. 후자에서 엄마는 이해심이 있고, 딸을 진정으로 생각해주는 사랑과 보살핌의 마음이 진하게 전해진다.
경청은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경청의 첫 번째 마음 가짐은 자기 중심이 아니라 상대방 입장에서 말해야 하는 것이다. 경청자의 역할을 맡았다면, 자신의 입장에서 말하기 보다는 상대방과 그의 제안, 그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서 먼저 말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신의 입장을 이해시키려하기 보다는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입장이라야 한다.
이러한 경청자는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과 생각을 같이 한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자기 말을 잘 들어주는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고 고마운 마음과 더불어, 그 사람에 대한 인간적 관심이 가게 된다.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점을 잘 활용한다면 분명 그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늘 내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사려깊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자신과 다른 삶을 산다고 해도 다른 의견을 말한다 해도, 틀린게 아닌,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사람에 비해 긍정적인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경청에도 등급이 있다.
경청도 단계에 따라 1단계 사이비 경청, 2단계 선택적 경청, 3단계 수동적 경청, 4단계 주의깊은 경청, 5단계 적극적 경청이 있다. 주의깊은 경청자는 말하는 사람이 들려주는 설명을 상세하게 듣는다. 반면 적극적인 경청자는 모든 메시지들, 즉 말하고자 하는 내용 뿐만이 아니라 , ‘read between the lines' 라는 영어 표현의 ’행간의 숨은 뜻‘을 읽어내고 음성이나 어조, 얼굴 표정 등을 통해 대화의 핵심을 놓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말 속에 행간의 의미를 담는 것을 버벌라이즈(verbalize)라고 한다. 패러프레이즈는 어떤 진술 내용을 항목별로 분류하는 반면, 버벌라이즈는 그 감정적 성분을 판독한다.
7대 3의 법칙 기억하기
일반적으로 설득을 할 때, 설득을 하는 사람이 말을 많이 하게 되는 데, 이것이 우리가 흔히 빠지게 되는 오류다. 사실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더 들어줘야한다.
상대방의 말을 7,나의 말을 3의 비율로 상대방 말을 더 들어줘야 오히려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 하고 싶은 말을 실컷 하게 함으로써, 상대방 마음이 자연스럽게 열리고 상대방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이쪽의 자세가 상대방에게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여기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앞서 언급한 바 있는, 건성으로 듣지 말고 적극적 자세로 경청해야만 신뢰감이 형성되고 상대방의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상대방의 입을 열게 하는 것’이다. 입이 열리면 마음이 열린다. 입을 열게 하는 방법으로 적절한 질문을 던지는 방법이 있다. 대화의 주도권을 상대방에게 넘김으로써, 열린 질문(open-ended question) 을 하는 것은 효과적이다.
듣는다는 것은 상대의 의도를 파악한다는 뜻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파악해야 하고, 부모는 자식의 마음을,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고,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다. 소통의 핵심은 잘 말하기에 앞서 잘 듣는 것이다.
이서영 (아나운서) 미니홈피 www.cyworld.com/leemisun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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