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중 구순희 교장은 23일 “학부모의 사교육 수요가 높은 과목, 분야를 골라 학교에서 집중적으로 가르친 것이 사교육 절감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21개 ‘사교육 없는 학교’의 사교육비 지출현황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줄인 학교로 꼽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지정된 ‘사교육 없는 학교’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5만2200원에서 48만9700원으로 16만원(25%)이 줄었고 사교육 참여율도 84.2%에서 74.2%로 10%포인트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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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염리동 서울여중 학생들이 자기주도로 직접 만든 학습계획표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여중 제공 |
방과 후 학원으로 향하는 상위 20% 학생을 잡아두기 위해 특별 심화반인 ‘알파반’(상위 10% 대상)과 ‘프라임반’(상위 20% 대상)을 만들어 특목고 입시 대비 등 심화학습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 교과종합반과 단과반, 멘토링, 공부방, 토요주말반 등 100개가 넘는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영어과목의 사교육이 많은 점을 감안해 영어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지필평가 외에 수행평가로 말하기, 쓰기, 듣기평가를 실시하고 무학년 영어토론반 등 5개 영어 계발활동반을 운영했다. 방학마다 원어민 영어캠프를 실시하고 영어전용교실을 만들어 영어도서 800여권을 비치했다. 자기주도학습을 유도하기 위해 창의적재량수업을 활용,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연세대 코칭아카데미와 함께 학습클리닉도 운영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여중은 3년 전부터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고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되면서 교육과정 개발, 학교시설 개선 등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초등학교 7곳, 중학교 7곳, 고등학교 7곳 등 모두 21개 ‘사교육 없는 학교’에 교원초빙권을 부여하고 강의실, 교과전용교실, 자율학습실 등 쾌적한 교육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사업비를 학교당 4억원씩 지원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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