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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구미호'로 시작… 2009년 '해운대'로 꽃피워

입력 : 2009-12-21 22:01:32 수정 : 2009-12-21 22: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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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G 15년 발전사 올해 1000만 영화 ‘해운대’가 등장하기 전까지 컴퓨터그래픽(CG)이 한국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없거나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일부 장면에 CG를 활용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CG는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 투 동막골’ ‘괴물’ ‘디워’ ‘놈놈놈’ 등 2000년대 흥행작의 주요 요소였고, 전쟁영화 ‘포화 속으로’(감독 이재한)와 ‘아름다운 우리’(곽경택), SF ‘제7광구’(윤제균), 재난 ‘감기’(안병기), 스릴러 ‘황해’(나홍진) 등 내년 기대작의 핵심 요소로 활용될 정도로 그 비중이 높아졌다.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
컴퓨터로 실제 촬영분에선 없는 배우나 동작, 배경을 집어넣거나 빼는 CG는 영화 시각효과(VFX) 기술의 대표적인 방법이다. 한국 영화사에서 본격적인 CG컷이 사용된 영화는 1994년 ‘구미호’다. 여자 주인공이 구미호로 변신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출하기 위해 ‘모핑’(어떤 사물의 형상을 전혀 다른 형상으로 서서히 변형시키는 기술)’이 활용됐다. 하지만 CG는 이전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2’와 ‘쥬라기 공원’ 등과 비교해 인력·장비·기술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고 영화도 성공하지 못했다. 

한국영화에서 CG는 그로부터 2년 뒤 개봉한 강제규 감독의 ‘은행나무 침대’가 크게 흥행하면서 다시 영화의 핵심 볼거리 요소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1999년 ‘유령’을 시작으로 ‘화산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내추럴 시티’ 등 CG 분량이 상당한 영화들이 잇따라 나왔다. 하지만 이때까지 CG가 따로 논다는 지적은 계속해서 제기됐다.

강제규 감독의 2004년 작 ‘태극기 휘날리며’는 수준 높은 CG 기술이 영화의 완성도와 흥행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증명한 작품이었다. 1950년대 평양시가지와 대규모 전투신을 모두 국내 CG기술로 재현해 냈다. 한국 영화계가 이 영화에서 쌓은 자신감은 이후 ‘웰컴 투 동막골’과 ‘괴물’ ‘디워’로 이어져 영화적 완성도와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결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기획단계에서부터 CG의 표현 수준과 비중을 감안하고 제작되는 영화들이 부쩍 늘었다. 올해 ‘해운대’와 ‘국가대표’, ‘차우’가 대표적이다. 또 ‘불꽃처럼 나비처럼’이나 ‘전우치’에서처럼 ‘은근슬쩍’ CG가 활용되는 영화도 많아졌다. 지난 15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국내 CG 기술력은 우리보다 수십배의 물량과 노하우를 지닌 할리우드의 높은 벽을 뚫고 ‘포비든 킹덤’과 ‘전사의 길’ 등 CG 본토에까지 수출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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