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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 감독의 ‘해운대’. |
한국영화에서 CG는 그로부터 2년 뒤 개봉한 강제규 감독의 ‘은행나무 침대’가 크게 흥행하면서 다시 영화의 핵심 볼거리 요소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1999년 ‘유령’을 시작으로 ‘화산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내추럴 시티’ 등 CG 분량이 상당한 영화들이 잇따라 나왔다. 하지만 이때까지 CG가 따로 논다는 지적은 계속해서 제기됐다.
강제규 감독의 2004년 작 ‘태극기 휘날리며’는 수준 높은 CG 기술이 영화의 완성도와 흥행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증명한 작품이었다. 1950년대 평양시가지와 대규모 전투신을 모두 국내 CG기술로 재현해 냈다. 한국 영화계가 이 영화에서 쌓은 자신감은 이후 ‘웰컴 투 동막골’과 ‘괴물’ ‘디워’로 이어져 영화적 완성도와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결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기획단계에서부터 CG의 표현 수준과 비중을 감안하고 제작되는 영화들이 부쩍 늘었다. 올해 ‘해운대’와 ‘국가대표’, ‘차우’가 대표적이다. 또 ‘불꽃처럼 나비처럼’이나 ‘전우치’에서처럼 ‘은근슬쩍’ CG가 활용되는 영화도 많아졌다. 지난 15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국내 CG 기술력은 우리보다 수십배의 물량과 노하우를 지닌 할리우드의 높은 벽을 뚫고 ‘포비든 킹덤’과 ‘전사의 길’ 등 CG 본토에까지 수출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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