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여야 영수회담 수용·4대강 예산 삭감을”
한나라 “계수조정 소위 가동·4자회담 열자”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 구성 문제를 놓고 여야 간 대치와 몸싸움은 18일에도 이어졌다. 전날 민주당의 예결위 회의장 점거로 계수조정소위 구성에 실패한 한나라당이 이날 소위 구성 강행을 재시도하면서 민주당과 또다시 충돌했다.
꼭 1년 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서 한나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단독 상정하려 하자 민주당이 해머와 전기톱 등을 동원해 맞서던 ‘폭력국회’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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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이 18일에도 전날에 이어 국회 예결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다. 점거 중인 상황에서도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거나 얘기를 나누는 등 제각각 여유로운 분위기다. 이종덕 기자 |
민주당은 예결위 간사인 이시종 의원이 일찌감치 위원장석을 차지하고 의원 20여명이 그 주변을 에워싸며 의장석을 사수했다. 이에 심 위원장은 단상 밑에서 마이크를 잡고 “내 자리를 비켜 달라. 계수소위 자체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그는 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대운하는 안 된다”고 소리치자 “4대강이 무슨 대운하냐…”라고 응수했고, 이춘석 의원이 “한나라당으로부터 점거를 배웠다”고 하자 “헛소리 말라”고 맞받아쳤다. 좌석에서도 “단상에서 빨리 내려와라”(한나라당), “영수회담부터 수용하라”(민주당)는 등 양당 의원 간 고성이 난무했다.
양측 간 실랑이는 30분쯤 뒤 심 위원장이 “민주당은 ‘준예산이 편성되는 한이 있더라도 밟고 지나가라’고 할지 모르지만 이래선 안 된다”며 같은 당 의원들과 회의장을 나가면서 일단락됐다.
앞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여당 대표까지 대통령이 나서 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4대강 예산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며 ‘대통령+여야 대표’의 3자회담 수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를 거부하고, ‘선 회의장 점거 해제 후 계수소위 가동’을 요구했다. 이어 안상수 원내대표가 “즉각 계수조정소위를 가동하면서 여야 원내대표와 예결위 간사 등 ‘4자회담’을 열자”며 4대강 예산 문제 논의를 위한 ‘투 트랙’ 접근방식을 민주당에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야 영수회담부터 수용하고, 4대강 예산 삭감 방침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이처럼 첨예한 입장차로 오후에 열린 양당 원내대표 회담도 진통을 거듭했다.
이강은·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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