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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사랑의 힘으로 산다” 크리스마스에 꼭 어울리는 동화

입력 : 2009-12-18 17:16:49 수정 : 2009-12-18 17: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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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탈고후 “이제 편히 죽을 수 있다” 만족
어른·아이 모두에게 고귀한 삶 지침서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최수연 그림/김은정 옮김/두레아이들/1만2000원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1828∼1910)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참회록’ 등 주옥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최수연 그림/김은정 옮김/두레아이들/1만2000원
같은 작품으로 사유의 폭을 넓혀준 작가이다. 명문 백작 가문에서 태어난 톨스토이는 젊은 시절엔 방탕한 생활을 했으나 쉰 살에 이르러 지난날의 잘못된 삶을 돌아보고 참회와 함께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했다.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1885)는 톨스토이가 사람은 사랑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주제를 담은 ‘안나 카레니나’(1877)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1881) 이후 내놓은 동화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이에게 고귀한 삶의 지침서로 알려진 작품이다. 소재는 비록 기독교이지만 신을 믿든 안 믿든, 종교가 기독교든 아니든 깊은 감동을 준다. 톨스토이가 탈고한 후 “이제 편히 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스스로 만족한 작품이다.

정직한 구두장이 마틴 아브제비치 할아버지가 주인공이다. 마틴 할아버지는 아내를 포함해 소중한 가족들을 차례로 잃는다. 마지막으로 어린 아들마저 죽자 절망한 마틴은 수차례 신에게 죽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나아가 신을 원망하고, 신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날, 성지를 순례하다 들른 고향 사람이 “우리의 생명은 신이 주셨으니 신을 위해 살아야지, 신이 하시는 일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충고를 듣고 마틴은 성경을 읽기 시작한다.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마틴은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신이 그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신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되면서 그의 마음도 점점 더 가벼워졌다. 자기 자신만을 생각했던 이기심도 알아챘다.

마침내 그의 삶이 바뀌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틴은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마틴, 내일 거리를 내다보거라. 내가 갈 것이다”라는 그리스도의 말을 듣는다. 다음날 마틴은 하루종일 그리스도를 기다렸지만 그리스도는 오지 않았다. 다만 거리의 청소부, 아기를 안고 있는 여인, 그리고 사과장수 할머니와 소매치기 소년 등 불쌍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진실하고 따뜻한 사랑을 베푼다.

하지만 그리스도는 그날 밤 다시 이들의 모습으로 나타나 마틴이 만난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고 언질한다. 마틴은 자신이 이날 확실히 그리스도를 만났고, 자신이 그리스도를 대접했다는 것을 깨닫고 기뻐한다. 

마틴은 다시 성경을 펼쳤다. 톨스토이가 동화에 담고자 하는 내용이 그곳에 있었다.

“내가 굶주릴 때 너희는 나에게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라할 때 너희는 나에게 마실 물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가 되었을 때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왜냐하면 너희가 여기 있는 내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해 준 것이기 때문이다(마태오 복음 25장).”

사랑이 있는 곳에 곧 신이 있다는 믿음이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등에 삽화를 그린 최수연 작가의 인상적인 그림이 작품의 감동을 한층 더 끌어올려 준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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