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수업이 끝나고 와선 저녁에 어떤 교수님 강의가 있다고 하였다. 아무나 가서 들어도 되기에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못 알아듣더라도 그냥 가서 들어보자 하면서 강의를 하는 강당을 찾아갔다.

신랑은 온종일 수업을 듣고 와서 피곤할 텐데 고맙게도 내가 같이 가자고 하니까 따라와 주었다. 따라와 줘서 다행이지 혼자 찾아갔으면 그 많은 강의실 때문에 헤매다가 그냥 돌아올 뻔했다.
우리는 강의가 벌써 시작할 시간이라 뛰기도 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서 도착했는데 아직 학생들이 많이 모이지 않아서 모두 사람들이 더 모일 때 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앉아서 같이 기다렸다.
조금이라도 알아들을 수 있을까? 라는 작은 희망이 있었는데 교수님의 악센트가 특이해서 쉽게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중간마다 신랑이 해석해 주려고 했지만 떠드는 사람들 없이 다들 조용히 교수님께서 하시는 말을 듣고 있어서 끝나고 대충 설명해 주기로 하였다.


난 하나도 못 알아들으니까 조금씩 지루해지기 시작해서 언제 끝나나 강당 옆에 걸려 있는 시계만 보면서 기다렸다. 대학 시절에 열심히 준비를 해본 짧고도 긴 10분 프레젠테이션들을 생각하면서 교수님은 얼마나 오래 준비를 하셨고 정말 많은 교수님, 선생님 그리고 긴 강의를 하시는 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을 하면서….
이번 강의는 대학 동아리에서 마련한 자리였고, 강의가 끝나고 주스, 과자와 땅콩을 먹으면서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가보니 자크 콜리나 지라흐 (Jaques Collina - Girard) 교수님의 책이 세워져 있었다. 책의 제목은 <아틀란티드를 찾았다? (L’Atlantide retrovee?)> 이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신랑이 교수님의 강의를 설명해 주었다. 짧게 설명하면 대서양, 지중해 사이에 있는 지브롤터 해협 가까이에 아틀란티가 있다는 것이다. 지브롤터 해협은 스페인과 모로코 사이에 있다.
대충 알아들은 바로는 플라톤이 설명한 그리스 신화에 아틀란티스에 대해 처음 이야기를 하는데 교수님께서 찾으신 곳과 플라톤의 이야기가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모든 강의 내용이 여러 자료을 동원하셔서 비교도 하시면서 이러이러 해서 그곳에 아틀란티드가 있다는 설명을 자세히 해 주신 것이다.
정말 대단한 교수님의 강의를 들어서 기뻤다. 다 알아들었으면 정말 재밌는 강의였을 것 같다.
김이선 sumi3c1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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