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10개국 90여명의 과학자가 동남아시아 73개 인종에 대한 유전적 변이분석을 통해 아시아인들의 이동경로와 유전적 특성 등에 대한 추적이 가능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아시아지역 인간게놈연구회(HUGO, Pan-Asian) 소속 회원들은 2004년부터 남부, 동부아시아에 사는 73인종의 유전체(게놈) DNA를 분석해 인종 간에 변이가 일어나는 부위(SNP, 단일염기다형성부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각 인종은 사용하는 언어와 지역에 따라 유전적으로 분류되며, 이를 추적하면 유전적 다양성은 동북아시아인보다 동남아시아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동남아인들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주로 이동했다는 의미로, 기존 아시아 대륙에서 동남아 인구의 이동이 남쪽과 북쪽 양쪽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학설과 다르다는 게 연구진의 결론이다. 동북아시아인의 주 조상은 동남아인이라는 것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도인을 제외한 아시아인의 조상은 처음으로 인도에 도착했고 이 중 일부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남쪽으로 이동해 정착했고, 일부는 아주 남쪽인 동인도네시아, 태평양섬까지 간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몇몇 그룹이 북쪽으로 이주, 원주민들과 합류해 다양한 인종이 생겼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일본 열도는 주로 한반도에서 건너간 사람들이 정착한 것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립보건연구원, 숭실대, 을지대)을 비롯해 싱가포르, 중국, 대만,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미국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인 사이언스지 11일자에 발표된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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