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콩고민주共서 꽃 피우는 새마을운동

입력 : 2009-12-07 23:04:16 수정 : 2009-12-07 23:04:16

인쇄 메일 url 공유 - +

15개 마을 참여 주택개량·특성화 사업 성공

연소득 10배↑… “할 수 있다” 자신감 큰 성과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새마을운동중앙회 3층 회의실. 네팔, 몽골 등 세계 21개국에서 모인 ‘외국인새마을지도자’ 73명이 새마을운동 배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새마을운동을 추진 중인 40여개국 중에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사례를 담은 비디오 상영 때 두 눈을 떼지 못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콩고민주공화국은 40여개국 중에서도 새마을운동 현지화에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콩고민주공화국 바콩고도 카상굴루군 키부야 마을의 기존 가옥(왼쪽)이 새마을운동 시작 후 깔끔한 벽돌집으로 바뀌었다. 콩고민주공화국 새마을운동을 주도하는 꾸무 박사(맨 오른쪽)가 새단장한 주택 앞에서 주민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새마을운동중앙회 제공
콩고민주공화국의 새마을운동이 각국의 주목을 받는 데에는 ‘콩고민주공화국 제1호 새마을지도자’인 꾸무(49) 박사 공이 크다.

다부진 체격에 깨끗한 눈동자를 가진 꾸무 박사는 기자에게 “주민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획득이 가장 큰 소득”이라며 “새마을운동은 앞으로 각 나라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2004년 시작된 콩고민주공화국의 ‘새마을협력사업’은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2개군 5개 마을이던 ‘새마을촌락’이 4개군 15개 마을로 크게 늘었다. 바콩고도 카상굴루군 키부야 마을은 주민 1인당 연간 소득이 50달러였지만 올해 600달러로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2007년 기준 콩고민주공화국의 1인당 소득이 166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상전벽해의 발전이다.

꾸무 박사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의 15개 마을에서 나무로 얼기설기 만들어 ‘짐승 우리’로 불린 집들은 이제 깨끗한 벽돌집으로 바뀌었다. 열매를 따거나 나무를 잘라 팔고, 숯을 만들어 생계를 잇던 주민은 돼지와 염소 등 가축을 기르거나 옥수수, 채소 등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꾸무 박사가 1990년대 중반 한국으로 유학온 건 벨기에 식민지배를 받고 독재체제에서 살아온 콩고민주공화국과 한국 역사가 비슷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는 “유럽으로 갈 수도 있었으나 다른 나라 지배를 받은 나라 중 스스로 잘 살게 된 나라가 한국이라는 걸 알고 한국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생활 내내 ‘고국과 아프리카를 잘 살게 하는 길’을 고민하다 2000년 새마을운동을 알게 됐다. 새마을운동중앙회를 찾아가 상담과 교육을 받은 그는 2004년 귀국해 새마을운동 씨를 뿌렸다. 카상굴루, 마담바군에 조성된 시범마을에 갔을 때 주민 반응이 회의적이었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결국 그는 아프리카식 모델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돼지마을’, ‘염소마을’, ‘채소마을’ 등 마을 특성에 따른 사업을 진행하고 주택개량 사업도 병행했다. “위에서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자발적이며, 공동으로 작업하는 방식이 콩고민주공화국식 새마을운동”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새마을운동을 배우려는 행렬이 줄을 잇고 아프리카 각국이 콩고민주공화국 새마을지도자를 초청하는 등 콩고민주공화국은 바야흐로 아프리카의 새마을운동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

장원주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