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공포 금물… 타미플루 5일치 받고 격리치료”

이달 초 신종플루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김구회(26·사진)씨는 27일 지나친 걱정과 공포는 금물이라고 충고했다.
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오전 김씨는 갑자기 평소와 달리 몸이 뻐근한 감을 느꼈다. ‘운동을 오래 안 해서 그러나 보다’고 여긴 김씨는 집 근처를 10㎞가량 뛰었다. 저녁에는 극장에서 영화도 봤다. 본격적인 증상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귀갓길에 두 다리가 무척이나 무거웠다. 머리는 어지럽고 열이 올랐다. 집에 돌아와 쓰러져 잠이 들었다. 이후 3일까지 열이 38∼39도를 오갔다. 고열과 기침, 목 통증, 콧물, 가래와 함께 온몸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몸살까지 동반됐다. 누운 채 하루 4∼5번 옷을 갈아입을 정도로 많은 땀이 흘렀다. 김씨는 “1년에 한 번쯤 감기에 걸리지만 하루 정도 쉬면 나았었다. 그런데 신종플루는 3일간 고통이 강하게 지속됐고, 몸무게도 2㎏이나 줄었다”고 말했다.
4일 감기 기운이 조금 약해지고 거동할 만해지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 다음날 신종플루양성 판정을 받았다. 곧장 타미플루 5일치를 받아 격리 치료에 들어갔다.
감염 경로는 오리무중이다. 주변에 감염자가 단 1명도 없다. 학교와 집 외에 서울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D-노마드’라는 대학생 잡지 창간을 위해 다른 학교 학생을 만나긴 했지만 그중에도 감염자는 없다. 김씨는 특히 손 세정제를 휴대하고 다니는 등 나름대로 철저히 대비했다.
김씨는 “친구 중에 외국 여행자도 없고 평소 집과 학교만 오갔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과 접촉할 가능성도 적다”면서 “신종플루가 이젠 누구한테나 걸릴 수 있는 일상적인 병이 되어버린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는 “그래도 직접 겪어보니 ‘좀 심한 감기인가 보다’고 그냥 넘어가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면서 “평소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고 감염되더라도 의사 지시만 잘 따르면 곧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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