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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00주년] 전남 장흥 海東祠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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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만 덩그러니… 쓸쓸하게 방치된 '항일정신'
제사 때도 찾는 이 별로 없고 관심 갈수록 줄어
安의사 추모·성역화 사업 등 민관 적극 나서야
“안중근 의사의 발자취는 없지만 나라를 지키고자 한 그의 뜻을 받들어 정성들여 모시고 있습니다.”

안 의사가 1909년 10월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지 꼭 100주년을 이틀 앞둔 24일 전남 장흥군 장동면 만년리 해동사(海東祠).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0주년을 이틀 앞둔 24일 전남 장흥군 장동면 만년리 해동사를 찾은 안종구(왼쪽부터)· 안종복· 안경순씨. 해동사는 국내 유일의 안중근 의사의 사당이다. 해동사 중앙 현판 글씨 ‘해동명월’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직접 쓴 안 의사를 상징하는 휘호다.
장흥=장원주 기자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찾은 해동사 정면에는 안 의사의 영정이 후손을 반갑게 맞이하는 듯했다. 용두산이 넉넉하게 품고 있는 해동사는 안 의사의 위패를 모시고 매년 제를 지내는 국내 유일의 사당이다.

1957년 순흥 안씨 일가는 고려시대 유학자이자 성리학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안향 선생을 비롯한 안씨 문중 선조 6인의 위패를 모신 만수사(萬壽祠)를 건립했다. 그러자 당시 장흥지역 유림인 안홍천 선생이 주도해 순흥 안씨 26대손인 안 의사 사당인 해동사를 지었다. 만수사와 해동사가 곁에 위치한 까닭인데 원래 안 의사와 장흥군은 전혀 연관이 없었다.

만년리 주민이자 안씨 문중인 안종구(78)씨는 “안홍천 선생은 안 의사가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후손이 없어 제사를 지내지 못한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며 “이에 안 의사 동생 등과 상의해 해동사를 짓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해동사 건립 중 안홍천 선생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면담, 안 의사를 상징하는 ‘해동명월(海東明月)’이라는 휘호를 받아 현판으로 내걸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매년 음력 3월12일 지내는 안 의사 제사 때마다 제수용품을 보내왔다.

해동사가 지어진 지 50여년, 안 의사 의거 100주년이 됐지만 해동사는 쓸쓸하게 ‘방치’돼 있다. 사당 내부에는 안 의사의 영정과 친필유묵 사본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찾는 이가 없었다.

관계자들은 해동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전한다. 해동사 건립 당시에는 인근 주민 1만여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고, 지역 학교들의 소풍 장소로 인기를 모았다고 한다. 안씨 문중인 안경순(74)씨는 “유림과 안씨 문중에서 매년 제사를 지내지만 최근에는 참가자 수가 고작 50여명에 불과하다”며 “그나마 젊은 축에 끼는 사람이 50대이니 우리가 죽으면 누가 관리하고 제사를 지낼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욱이 깔끔하게 포장된 진입로와 주차장, 건물 보수공사도 지난해 마칠 수 있었다.

안씨 문중으로 장흥군 문화원 부원장을 지낸 안종복(71)씨는 5년 전 해동사를 찾은 뒤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 없었다고 한다. 안씨는 “사방에 쥐똥이 널려 있고 벽에는 곰팡이가 슬 만큼 관리가 전혀 안 돼 이대로 놔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절실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군과 전남도 등 관계요로를 찾아 백방으로 뛰어다닌 안씨는 국가보조금을 받아 재단장을 마쳤다. 안씨는 “지난해 보수공사 당시 7일 동안 굴착기 기사와 씨름하며 공사했지만 아무도 찾지 않아 외로웠다”고 섭섭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안씨 등의 바람은 한결같다. 해동사가 안씨 문중만의 것이 아닌 후손들 모두의 것이기에 이를 성역화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지자체 등 관계당국이 관광사업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안 의사 추모사업에 적극 나설 것도 주문했다. 안씨는 “건물관리인을 지정하고 주말 동안이라도 문화해설사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들도 안 의사의 정신을 본받기 위해 해동사를 많이 찾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장흥=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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