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獨 빌헬름 2세, 고종에 "대한제국 독립 지지" 밀서 보내

입력 : 2009-09-29 10:51:26 수정 : 2009-09-29 10:51:26

인쇄 메일 url 공유 - +

1902년 독일의 황제 빌헬름 2세(1859~1941)가 대한제국의 독립을 기원하며 고종 황제에게 보내려던 밀서가 처음 공개됐다고 중앙일보가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02년 7월 20일자로 작성된 이 편지엔 빌헬름 2세의 자필 서명과 함께 “(고종) 황제 폐하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통치해 축복받은 정부가 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빌헬름 2세는 편지에서 대한제국 주재 독일 영사를 통해 개인적으로 보낸다고 덧붙여 이 편지가 비밀리에 전달되는 ‘밀서’임을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독일 외교부 정치문서보관서에서 이 밀서를 발견한 정상수(45) 명지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에 따르면 1902년은 고종 즉위 40년이 되던 해로, 그해 1월 ‘영일동맹’이 체결돼 국제정세가 요동치고, 조선에 대한 일본의 ‘특수한 이해’를 보장하는 조약으로 대한제국의 독립이 더 위태로워지던 때다.

정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독일 황제의 밀서는 대한제국의 독립을 적극 지지한다는 확신을 고종 황제에게 주기 위해 작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빌헬름 2세의 밀서는 “독일제국과 대한제국의 관계가 앞으로 더욱 확고해지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편지의 끝엔 ‘황제 폐하의 좋은 친구’라고 적혀 있다.

밀서는 독일 외교부 정치문서보관소에 100여년 간 봉인돼 있었다. 이 밀서는 전달되지 않았으나, 이듬해인 1903년 빌헬름 2세는 같은 내용의 편지를 고종에게 보냈다. 1903년 밀서는 고종의 수중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밀서와 함께 발견된 독일 측 외교 기밀문서에 그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1903년 밀서의 행방은 알 수 없다.

고종은 1903년 밀서를 통해 독일 황제의 신뢰를 확인했기 때문에 1906년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호소하는 밀서를 빌헬름 2세에게 보냈던 것으로 여겨진다.

정 교수는 “이 밀서는 고종 황제의 독립외교가 나름의 결실을 맺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증거”라고 평가했다.

세계일보 온라인뉴스부 bodo@segye.com, 팀블로그 http://net.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이성경 '심쿵'
  • 이성경 '심쿵'
  • 전지현 '매력적인 미소'
  • 박규영 ‘반가운 손인사’
  • 임윤아 '심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