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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놀은 밤에만 바른다?…기존 통념 뒤집은 'TR10'

입력 : 2009-09-22 09:21:12 수정 : 2009-09-22 09: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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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즐 코스메틱스, 24시간 사용하는 레티놀 국내 첫 출시

 

“피부 재생은 밤에만. 낮엔 자외선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10년 째 화장품 업계에 근무하고 있는 (주)미즐 코스메틱스의 개발 팀장 김지애(33·여·사진) 씨는 어느날 문득  “밤낮없이 일하느라 잠도 제때 못자는 사람들은 어떡하지? 더군다나 밤샘 작업으로 동틀 무렵 수면을 취하는 사람도 있을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저도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기능성 화장품은 늘 나이트 크림 겸용으로 나오곤 했으니까요. 대학 입학 후 화장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매장에서 추천해주는 제품들을 위주로 사용해 왔죠. 낮에는 자외선 차단제, 밤에는 레티놀 계열의 재생 크림 등이 정석이었어요.”

자외선이 피부의 ‘독’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때문에 피부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강조되는 것이 바로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일이다. 이는 다시 말해 낮에는 외부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주는 것에만 집중을 하고, 피부 재생은 태양이 없는 밤에만 가능한 일이었다.

유전학 전공한 한 화장품을 연구 박사는 노화된 피부 관리가 밤에만 가능한 이유에 대해 “밤에는 햇빛이 없기 때문”이라며 밤에 피부를 관리하는  ‘시간생물학’이라는 과학적 근거도 내놓았다.

피부 노화 원인의 70%는 바로 자외선이며 낮에는 피부의 모든 에너지가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막기 위해 소진되고, 밤이 되서야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 휴식을 취하며 회복과 재생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 생물학’ 이론은 이 시대 바쁜 여성들에게는 반갑지 않는 얘기다. 자외선이 없는 밤에, 그것도 수면하는 시간에만 피부 재생이 된다면 야간에 근무하는 사람은 영영 좋은 피부를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

새로운 발명과 개발은 당연시 했던 기존 논리에 의문을 품고부터 시작된다. 김지애 개발 팀장은 "바쁜 생활 속에 낮에도 쉽고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 화장품 영역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개발된 것이 바로 ‘낮에도 바르는 혁명적인 레티놀’이라 불리는 TR10(토코페릴 레티노에이트)이다. 일본 니코 케미컬사의 수년간의 연구한 TR10은 김지애 개발 팀장을 통해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이게 됐다.


미즐코스메틱 필러톡스 TR10
◇ 낮에도 피부 재생을…레티놀의 신개념 ‘TR10’ 국내 첫 선

다양한 기능성 화장품이 개발되면서 주름 개선에서 가장 각광 받았던 레티놀은 꾸준히 재조명 되고 있다. 90년대 초 모든 화장품 브랜드들이 앞 다투어 출시했던 레티놀 성분의 기능성 제품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고, 이후 무수하게 쏟아져 나온 새로운 주름 개선 기능성 성분들이 출시됐다. 

하지만 레티놀만큼의 효능을 인정받지 못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레티놀은 많은 연구 결과와 임상실험을 통해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는 기능성 성분이다.

김 씨는 “아직 한국에서는 레티놀이 무엇인지, TR10이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TR10은 레티놀의 단점을 극복한 성분으로 아직까지 기능성 화장품 중에 이만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 성분은 없다”고 말했다.

레티놀의 피부 효능에 대한 발견은 지난 80년대 피부과에서 여드름 치료제로 사용되던 레티노익산이 여드름 완화 뿐 아니라 미백과 기미 치료, 주름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이 판명되면서 부터다. 

하지만 레티놀은 그 어떠한 성분보다 탁월한 효과를 보였지만 뒤늦게 몇 가지 문제점이 대두되며 화려한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 그것은 바로 낮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자외선에 노출 될 경우 더 강한 색소 침착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을 낳았고 빛과 열에 불안정해 밤에만 사용돼 왔다. 레티놀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효능을 높인 차세대 성분들이 잇따라 연구되었지만 그럴 듯한 성과는 올리지 못했다.

'TR10'은 레티노익애씨드와 항산화 작용이 우수한 토코페롤을 결합해 기존 레티놀 단점을 보완한 3세대 레티놀 계열의 신성분이다. 쉽게 말하면, 밤에만 사용할 수 있었던 레티놀 성분의 기능성 화장품을 이제는 24시간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때문에 TR10은 ‘레티놀보다 더 뛰어난 효능’을 자랑하며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 “비싼 화장품이 효과도 좋다?”…화장품을 둘러싼 오해와 속설

한때 유행처럼 퍼지기 시작한 ‘화장품 원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화장품의 원가는 알고보면 가격의 20~30%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는 모두 거품이라는 속설 때문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화장품 가격과 그 성능에 대한 의구심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직도 국내에서는 '비싼 화장품이 효과도 좋다'는 편견이 지배적이다.

“대부분의 고가 화장품은 이미지 광고만 하려고 하지 성분에 대해 자신 있게 드러내지 못해요. 많은 여성들이 ‘비싼 화장품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는 거죠.”

최근 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면서 일본과 중국 등의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이러한 화장품 업계의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백화점 브랜드와 일반 저가 브랜드 사이에 존재하는 편견은 엄밀히 존재한다. 

국내 화장품 소비자들의 특성은 브랜드의 이름만 보고 맹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김 팀장은 “이는 허상에 가깝다”며 “화려한 포장 용기와 톱모델을 내세운 비싼 브랜드들의 환상을 좇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10년 째 화장품 업계에 몸을 담그고 있는 김 팀장은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에 직면,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에 출시한 기능성 화장품 ‘필러톡스 TR10’의 가격을 기존의 10만원 대에서 3만원 대로 내놓는 파격성을 보였다. 마케팅과 중간 유통을 없애고 과감히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해보자는 도전이었다. 

김 팀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재 스킨과 에센스, 로션이 하나로 된 멀티 솔루션 제품을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기본적으로 스킨, 에센스, 로션, 크림 순서로 바르죠. 외국에서는 깜짝 놀랍니다. 그 많은 제품들을 다 바르고 바쁜 세상 어떻게 사느냐고.(웃음) 모든 건 지나치면 모자름만 못해요. 국내는 현재 화장품 소비에 있어 영양 과잉 상태입니다.”

김 팀장은 “거품 빠진 화장품 가격뿐 만 아니라 과잉됐던 화장품 종류를 이젠 필요한 만큼만 사용할 줄 아는 지혜가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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